WCS 통합안이 발표되고 난 후 대부분의 협회 소속 선수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한국 리그에 참가해야 하는 협회 소속 선수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WCS 대회 방식에 선수들은 한숨만 나왔다.
특히 프로리그에서 다승왕을 차지하며 팀에 큰 기여를 한 이영호의 한숨은 더욱 깊다. 이영호의 스타크래프트2 실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WCS 포인트를 획득할 기회가 다른 해외 팀에 소속된 선수들에 비해 거의 없어 현재 이영호는 글로벌 파이널 진출이 요원한 상황이다.
이영호에 비해 해외 팀에 소속돼 있는 이제동의 경우 각종 해외 대회에 진출하며 경험과 포인트를 동시에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이제동은 현재 WCS 포인트 8위에 올라있다. 만약 이영호가 자유롭게 해외 대회에 나갈 수 있었다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을지도 모른다. 이영호의 상대적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다.
이영호뿐만 아니라 협회 소속 선수들 대부분은 개인리그에서 한번 탈락하고 나면 아무런 기회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해외 대륙을 선택한 선수들은 주 리그에서 탈락해도 다른 대회들에 참가하며 포인트를 챙길 수 있지만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협회 소속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국 대륙을 선택한 선수들은 그럴 기회조차 없다.
협회는 매번 e스포츠의 글로벌화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해외에 나가면 한국 선수들의 인기가 상상을 초월한다며 e스포츠 글로벌화가 당장이라도 실현될 것처럼 이야기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이 해외 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박탈 당한 상황에서 과연 글로벌화가 가능한지 묻고 싶다.
다음 해에도 WCS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 협회 소속 선수들이 더 이상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누군가가 나서야 할 것이다. 실력이 훌륭한 선수들을 자주 해외로 보내 한국e스포츠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 글로벌화에 가장 시급한 과제임은 자명한 일이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