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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토크] 부르지 못하는 애창곡

요즘에는 노래방에서 생긴 에피소드들이 크게 회자되지는 않습니다만 한 때에는 노래방이 화끈한 인기를 끌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최신곡을 먼저 불러볼 수 있는 곳으로, 직장인들에게는 회식의 여흥을 이어가는 곳이었죠. 누구나 하나씩 숨겨 놓은 '비기'인 애창곡을 갖고 있죠.

프로게이머들도 애창곡이 있습니다. 팀 회식을 하거나 팬들을 만날 때 노래방에 가서 숨겨 놓은 실력을 뽐내곤 하죠.

방송에서도 노래를 해서 팬들의 기억을 사로잡기도 합니다. 온게임넷 개국 행사 때 김정민과 최인규가 부른 '태양은 가득히'로 인해 김정민은 해설자가 된 이후 '해변김'이라 불리는 이유가 되기도 했죠.

애창곡과 관련해서 프로게이머 A가 갖고 있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노래방에 가면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에 댄스곡이나 록은 부르지 못하고 조용히 발라드곡을 택합니다. 최신곡은 잘 모르고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의 노래들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얼마 전 A는 팬클럽 운영자를 비롯해 큰 대회를 치를 때 도와준 몇 명의 팬들과 노래방을 찾았습니다. A는 서정적이지만 후반부 고음 처리가 쉽지 않은 곡을 부탁 받았는데요. 요청을 들어주지 못했다고 합니다. e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 노래를 불렀다가 민망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라네요.

애창곡을 애창곡처럼 부르지 못하는 A가 얼마나 속이 타겠습니까. A가 열심히 연습을 해서 팬들 앞에서도 시원하게 애창곡을 선보일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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