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윈터 시즌 결승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장은 "2014년 롤드컵을 한국이 유치할 수 있도록 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본사가 미국에 있는 라이엇게임스가 과연 응할까?'라는 의문이 컸고 공약(公約)은 말 그대로 공약(空約)이 될 것이라 예상됐다. 그렇지만 이후 협회가 주최하는 행사 때마다, 전병헌 협회장이 참석하는 이벤트마다 롤드컵의 한국 유치를 추진하고 있고 진행중이라는 언급이 계속됐다.
데일리e스포츠가 파악한 결과 협회와 라이엇게임스간의 2014년 롤드컵 한국 개최와 관련한 협의는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마다 전병헌 협회장이 참석해서 관련된 협의를 하고 있고 실무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롤드컵이 한국에서 열린다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한국의 우수한 e스포츠 인프라를 전세계에 과시할 수 있다. 핫식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서머 결승전에서 박원순 서울 시장이나 전병헌 협회장이 공개한 것처럼 2014년 5월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이 마련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전용 경기장은 IT 콤플렉스의 3개층을 구조 변경해서 마련되며 700명 정도의 관객이 앉아서 편안히 관전할 수 있도록 내부를 갖췄다. 롤드컵을 치를 경우 조별 풀리그나 8강전 정도는 전용 경기장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4강전이나 결승전은 한국의 명소에서 펼쳐질 가능성도 높다. 'e스포츠의 성지'라고 불렸던 부산 광안리 해변이나 2006년 월드컵 응원전이 펼쳐진 서울 광장, 상암동 축구 경기장, 잠실 운동장 등에서 경기를 진행한다면 외국 팬들에게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들의 실력이 빼어나다는 점과 한국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 장악하고 있는 위상 또한 유치 과정에 있어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번 롤드컵에 3개의 팀이 출전하는 한국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통해 1위를 차지하면서 한 장의 티켓을 더 얻었다. 또 나진 소드, 삼성 갤럭시 오존, SK텔레콤 T1 등 참가 팀들은 세계 유수의 팀들의 집중 견제를 받을 만큼 실력이 빼어나다.
게다가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은 한국에서 1년 넘도록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위상이 높다. 유료 관전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한국이지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기꺼이 돈을 내고 관전하러 올 정도로 팬들의 충성도도 높다. 한국에서 롤드컵이 열릴 경우 미국을 능가하는 흥행이 가능할 만큼 인프라는 형성되어 있다.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이 실제로 있는 만큼 한국의 e스포츠 역량을 총동원해서 사상 최초로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롤드컵을 여는 나라가 한국이 되길 바란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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