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방법은 있습니다. 억지로 만들려고 하지 않고 그 스포츠를 즐기는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문화를 형성해 간다면 무너졌던 스포츠 종목도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일본의 e스포츠가 바로 그런 케이스입니다.
일본 e스포츠는 한때 붐이 일어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지만 일본 e스포츠 협회가 무너지면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러나 최근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자발적으로 e스포츠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합니다. 조금씩 인기몰이 중인 일본 e스포츠는 10대~30대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일본 e스포츠는 아마추어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입니다. 이용자들이 리그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자발적으로 리그 문화를 만들었기 때문인지 리그 하나가 열리면 참가하는 팀이 천 개가 넘어간다고 합니다. 너무나 프로화된 한국과는 새삼 다른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를 따라오기에는 멀었다고 생각했던 일본 e스포츠는 프로화가 더딜 뿐 탄탄한 아마추어 선수들을 기반으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래부터 만들어진 문화는 무너지기 쉽지 않기 때문에 10년 후에는 오히려 일본 e스포츠가 더 커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한국 e스포츠 역시 이용자들의 탄탄한 기반 위에 만들어진 문화이긴 합니다. 그러나 최근 프로화에만 집중한 나머지 아마추어 시장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리그가 열린다 해도 출전하는 팀이 정해져 있습니다. 새로운 스타가 나오지 않다 보니 한국 e스포츠 시장은 점점 쇠퇴해 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죠.
이에 비해 지금은 한국보다는 프로화에서 부족할지는 모르겠지만 탄탄한 아마추어 시장을 발판으로 커가고 있는 일본 e스포츠가 미래성장동력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 듭니다. 지금 우리보다 아래 있으니 무시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도 배울 점은 배워야 한국 e스포츠가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계속 지킬 수 있지 않을까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