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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LOL, 잦은 팀 개편의 부작용

CJ 엔투스 블레이즈
CJ 엔투스 블레이즈
변화. 좋은 단어다. 고여 있는 물은 썩는다는 말처럼 무엇이든 흘러야 한다. 그래야 자정 능력이 생기고 군살이 찌지 않는다. 몸은 움직여야 하고 변화는 시도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는 조직은 죽은 조직이다.

그렇지만 변화가 반드시 답일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너무나 잦은 변화는 적응력을 떨어뜨리고 혼돈을 낳는다.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 팀들의 개편 과정을 보면 변화가 잦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리그 오브 레전드 시즌3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치러지고 있던 9월 내내 한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이하 LOL)은 변화를 시도했다. 어느 팀 하나 가만히 머물러 있지 않았다. KT 롤스터 애로우즈는 대표 선수격으로 영입했던 '막눈' 윤하운을 떠나보냈다. 지난 5월에 윤하운이 들어왔지만 불과 4개월만에 결별했다.

CJ 엔투스도 큰 변화를 꾀한 팀 가운데 하나다. 지난 서머 시즌을 마친 뒤 중단 담당으로 '갱크드 바이 맘' 이창석을 영입한 CJ 프로스트는 블레이즈로부터 정글러 '헬리오스' 신동진을 받아들였다. 기존의 주전 정글러인 '클라우드 템플러' 이현우가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신동진이 영입되면서 한 선수가 떠날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 또 KT와 결별한 윤하운까지 CJ 프로스트에 둥지를 틀었고 중단 담당으로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정민성, 이창석과 3인이 경합을 펼치는 체제가 마련됐다. 형제팀인 블레이즈 또한 신동진의 자리를 제닉스 스톰 출신 강경민이, 중단과 원거리 딜러 자리에 강양현과 김진현을 추가 선발하면서 플래툰에 돌입했다.

팀을 새로이 구축한 팀도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롤드컵 우승한 멤버들 이외에도 장경환, 이지훈, 배준식, 이재완을 받아들이면서 SK텔레콤 T1 1팀을 부활시켰다. 이지훈은 MVP 블루 소속이었고 배준식과 이재완은 나진 실드에서 뛰다가 각각 흩어진 뒤 SK텔레콤 T1 1팀에서 또 다시 뭉쳤다.

이외에도 정말 수많은 LOL팀들이 비시즌을 맞아 이합집산하면서 지난 서머 시즌의 구성원과 똑같은 멤버로 윈터 시즌에 임하는 팀을 찾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다.

LOL이 정신 없는 변화의 파고를 맞고 있는 이유는 '흥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워낙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고 프로게이머를 지향하는 선수들이 많으며 선수 풀이 넓고 깊기 때문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잘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또 팀들 또한 LOL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을 때 실력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대기업 창단을 노리고 있기에 잦은 변화를 주고 있다.

변화는 긍정적이다. 빠져 나가는 변화가 아니라 새로이 영입하는 변화이기에 LOL 팀들이나 업계 측면으로 봤을 때에는 층이 두터워지는 긍정적인 변화다.

그러나 우려는 존재한다. 너무나 잦은 변화는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프로라고는 하지만 팀에 입단한 것일 뿐 선수들의 계약 기간은 1년이 아닌 한 시즌에 그친다. 스프링 시즌에 잘했던 선수라고 하지만 서머 시즌에 부진하면 해지되는 한시적인 계약이다. 선수들은 안정감을 갖고 다음 시즌을 대비하기 어렵다.

팀워크를 형성하기도 어려운 구조다. 팀워크는 하루 아침에 생겨나지 않는다. 최소 6개월, 길면 1년 이상 다지더라도 제대로 된 팀워크가 나오기 어렵다. 단체 스포츠를 보더라도 선수 한 명만 바뀌어도 팀워크는 처음부터 다시 다져야 한다. LOL이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팀이나 기업 입장에서는 뜨거울 때 더 달궈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더 나은 기량을 가진 선수가 널려 있고 쉽게 데려올 수 있는 상황에서는 바꾸고 싶은 생각이 절실하다.

모르는 바 아니지만 길게, 천천히, 약간은 느슨하게 개편하는 것이 어떨까라는 제안을 해본다. 궤도 위에 올라온 LOL 업계는 이제 멀리 봐야 한다. 선수들의 처우를 높이고 안전망을 제공하면서 심리적 부담감을 줄인 상황에서 기량 향상과 팀의 화합을 다질 때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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