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국회의원들이 주도한 e스포츠 축제나 행사는 대부분 최악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예로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IEF의 경우 남 의원은 높은 사람들이 올 때만 얼굴을 보이고 악수하는 사진이나 찍었을 뿐 추후 e스포츠를 위한 어떤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인지 IEF는 팬들뿐만 아니라 업계의 외면을 받는 행사로 전락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e스포츠 팬들도 관계자들도 국회의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만은 않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기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의 행보를 봐서는 전병헌 의원도 별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죠. 별다른 일도 하지 않고 그저 젊은이들 표나 얻기 위해 회장 자리를 맡았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전병헌 협회장은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깼습니다. 지금까지 전 의원이 보여준 행보는 기존 국회의원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됐습니다.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 것은 그가 보여준 '진정성'이었습니다.
전 회장은 e스포츠 현황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와서 높은 사람들과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필요한 순간에 전 의원은 어디서든 달려와 주는 '슈퍼맨'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높은 사람들이 참석하지 않는 e스포츠 행사에도 그는 빠지지 않고 참석했습니다. 국회에 중요한 일이 있어 전날 잠 한숨 자지 못했어도 그는 말끔한 옷차림으로 항상 맨 앞에 자리해 협회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했습니다.
또한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도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항상 현장에서 팬들과 함께 하려 했고 국회의원이 아니라 일반 중년 남성들도 부끄럽기 때문에 하기 힘든 코스프레도 서슴지 않고 했습니다. 누군가는 그저 '쇼'라고 폄하할 지도 모르지만 그동안 전 의원이 보여줬던 행보를 살펴봤을 때 이는 팬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한 '진정성'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처음에는 선입견을 가지고 전병헌 협회장을 바라보던 시선도 이제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팬들은 그가 가진 e스포츠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에 열광하고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e스포츠를 위해 지금처럼 열심히 뛰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마도 모두 같을 것입니다.
전병헌 회장이 임기가 끝난 후 모두가 그를 '멋쟁이 협회장'으로 기억하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라봅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