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프로게이머 소양교육에서 오는 12월에 스타2 프로리그가 열릴 것이라고 말해 연내 프로리그 개막을 공식화했다. 그렇지만 몇 개 팀이 참가할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전 협회장의 말처럼 스타2 프로리그의 개막이 길어야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는 점은 지적되어야 할 사항이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한국에서 안정적인 프로화가 된 종목들은 시즌 개막일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야구의 경우 4월초이고 축구는 3월 중순이다. 농구는 10월초, 배구는 10월말 개막이 불문율처럼 정해져 있다.
그러나 프로리그는 그 때 그 때 다르다. 대회 기간도 1년 단위로 고정적이지도 않고 당시 상황에 따라 변화가 있다. 신한은행이라는 장기 후원사가 있었던 08-09 시즌부터 3년 정도만 변화가 없었을 뿐 지속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물론 프로리그라는 브랜드만 유지되고 있을 뿐 과거의 프로리그와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우선 종목이 바뀌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로 열리던 프로리그는 12-13 시즌부터 온전히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로만 열리고 있다. 참가하는 팀의 숫자도 전성기 때 12개였지만 지난 시즌에는 8개까지 줄어들었다. 안정적으로 후원사가 존재했지만 지금은 시즌이 끝날 때마다 찾아다녀야 하는 입장이다. 또 방송사 또한 과거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매년 상황이 달라지다 보니 팬들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기도 어렵다. 스타1 시절 프로리그가 한창일 때에는 대회 개막일, 참가 팀 현황 등이 기대감으로 작용됐고 이슈를 만들어냈지만 작금의 사정에서는 '어떤 좋지 않은 일이 있기에 발표가 늦어지나'라는 우려와 걱정이 앞선다.
특히 이번 시즌은 큰 변화가 있을 것이 분명하기에 프로리그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진다. 지난 시즌 프로리그에 참가했던 팀 중에 STX 소울이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웅진 스타즈도 선수들을 웨이버 공시를 통해 대거 내보냈기에 프로리그에서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기에 해외 팀 자격으로 들어왔던 EG-TL은 결별을 선언했고 e스포츠 연맹에 속해 있던 팀들이 협회 소속으로 프로리그에 참가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이름 있는 선수들도 대거 은퇴했고 해외 팀으로 이적한 경우도 많다. 또 후원사 또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8월 프로리그 결승전이 끝난 이후 2개월이 지나는 동안 변화의 파고가 여느 때보다 높았기에 , 이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가야 하기에 프로리그 개막이 늦어지고 있다고 받아들일 수는 있다.
그렇지만 차기 시즌 프로리그에 대한 윤곽이 11월 중으로 발표되지 않는다면 가뜩이나 적어진 기대감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주길 바란다. 기다리다 지치면 기대하지 않으니만 못하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