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10일까지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WCS 글로벌 파이널은 성황을 이뤘다. 글로벌 온라인 중계를 맡은 트위치TV는 동시 접속자 수가 10만 명이 넘었고 4강전과 결승전을 보기 위해 현장에 모인 사람만 2만 명에 달했다는 전언이다. 방송에 잡힌 화면만 봐도 컨벤션센터의 끝까지 의자가 배치되면서 인산인해를 이룬 모습은 장관이었다.
이번 WCS 글로벌 파이널은 스타크래프트2로만 진행된 단독 행사가 아니었기에 성공이라 단언하기는 이르다. 이번 블리즈컨에서는 디아블로3의 확장판과 베타 테스트 중인 하스스톤에 대한 새로운 정보 뿐만 아니라 블리자드가 새롭게 선보인 AOS 장르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대한 개괄적인 소식까지 들리면서 큰 기대를 모았고 그 중에 하나가 스타크래프트2의 최종 결승전이나 다름 없는 WCS였다.
블리자드가 갖고 있는 모든 게임 엔트리가 선을 보이는 블리즈컨 무대에서 펼쳐졌기에 현장을 방문해서 스타2 경기를 관전한 팬들은 스타2만의 팬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블리자드의 팬일 가능성이 크다.
어찌됐든 지난 4월부터 7개월 동안 쉼 없이 진행된 스타2 WCS가 모두 끝이 내린 것은 분명하다. 3개 지역, 3개 시즌으로 열린 이번 WCS는 칭찬보다는 비판을 더 많이 들었다. 글로벌 대회의 성격을 띄었지만 결국에는 한국 국적 선수들이 각 대륙으로 진출해 상위권을 휩쓸었다. 이는 대륙별 쿼터제를 무너뜨린 블리자드의 선택에서 비롯됐고 한국, 미국, 유럽 모두 한국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했으며 시즌별 파이널과 글로벌 파이널에서도 한국 선수가 우승했다.
블리자드가 전세계에서 열리는 스타2 대회를 WCS라는 브랜드로 통합한 첫 해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내릴지 궁금해진다. 지난 4월 대회 개막을 알리는 자리에서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가 "어떤 선수가, 어느 나라의 선수가 결승에 가든지 팬들은 좋아할 것"이라는 명제는 맞았다. 한국을 제외한 미국과 유럽에서 펼쳐진 시즌 파이널과 애너하임에서 열린 글로벌 파이널에서 팬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문제는 이후다. WCS를 흥행시킨 한국 선수들의 한국에서의 입지는 나날이 좁아지고 있다. 스타2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있으며 팬은 사라지고 있다. 그로 인해 게임단 또한 문을 닫고 있으며 스타2 종목의 선수 육성에 투자하는 비용이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2014년 WCS의 경기 수준은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대회이지만 한국 선수들이 흥행을 주도했고 한국에서의 스타2 인기가 줄어들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블리자드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법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