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은퇴를 선언한 웅진 스타즈 간판 선수였던 윤용태를 만났습니다. 아쉬움이 없냐는 질문에 윤용태는 "선수로 보낸 시간은 전혀 아쉽지 않지만 솔직히 서운한 점은 있다"고 말하더군요. 워낙 이런 말을 잘 하지 않는 선수였기 때문에 얼마나 서운한 일이길래 이 정도로 어필하는지 궁금해 졌습니다.
윤용태는 정말 서운한 표정으로 "그래도 팀을 위해 e스포츠를 위해 수 년간 땀 흘려가며 노력한 선수들의 마지막 가는 길이 너무나 쓸쓸하고 허무하다"라며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수고했다'는 말 정도는 들을 줄 알았는데 그냥 허무하게 은퇴해야 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다른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조촐하게라도 은퇴한 선수들을 위한 잔치라도 마련됐다면 좋았을 뻔 했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대가는 '박수'와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면 충분한데 그저 '팀 해체'라는 통보 하나로 자신의 프로게이머 인생이 끝나는 것에 대해 슬퍼했습니다.
이번 시즌 정말 많은 선수들이 은퇴했습니다. 그 중에는 팀 주축 선수도 있고 연습생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들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라며 손을 내미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들의 마음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채 그저 '상황이 좋지 않았다'라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누가 주최가 되든 은퇴한 선수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큰 행사도 필요 없습니다. 그저 "정말 수고했다", "그동안 e스포츠를 위해 애써 줘서 고맙다"라는 말 한 마디면 충분합니다. 적어도 팬들과 인사 정도는 나눌 자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이 프로게이머에 도전할 것입니다. 그들에게 프로게이머는 정말 할만한 직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작은 배려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