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프라임과 CJ 엔투스의 경기가 열렸던 넥슨 아레나에서도 역시나 선수들의 표정을 확연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승부는 에이스 결정전까지 흘러갔고 프라임과 CJ 모두 그날 이미 1승씩을 기록했던 장현우와 김준호를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에이스 결정전에서 프라임 장현우가 혼자 하는 말을 넥슨 아레나 현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 화면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장현우는 전투가 펼쳐질 때마다 혼잣말로 "침착하자", "잘하자. 넌 이길 수 있어"를 반복했습니다. 한 번도 아닌 여러 번 장현우는 이 말을 계속 내뱉었고 처음에는 이 모습을 보고 웃던 관중들 조차도 나중에는 '장현우가 얼마나 이기고 싶었으면 저렇게까지 최면을 걸까'라는 생각을 자아내게 만들었습니다.
![[기자석] 장현우의 가슴 찡한 혼잣말](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4012022281626873_20140120223350dgame_1.jpg&nmt=27)
장현우는 자신의 중얼거림대로 침착하게, 잘했고, 이겼습니다. 소속팀인 프라임은 4연패 뒤에 꿀맛 같은 1승을 기록했습니다. 장현우는 김준호에게 항복을 받아내고 난 뒤 동료들과 함께 마음껏 기쁨을 누리며 팀의 프로리그 첫 승을 자축했습니다.
장현우는 경기가 끝난 뒤 사진을 찍는 동안 손을 덜덜 떨었습니다. 오한이 걸린 사람처럼 스스로 자제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보면서 장현우가 얼마나 이기고 싶었는지 1승이 얼마나 간절했는지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기석에서 혼자 앉아 중얼거렸던 "침착하자", "이길 수 있어"라는 말이 진짜 자신의 내면에서 나왔던 말이었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경기석에서 혼잣말을 계속 했던 이유를 물어보니 장현우는 "보는 사람들에게는 웃긴 장면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너무나 이기고 싶었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기 위해 팬들의 실소를 자아내더라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장현우의 승리를 향한 간절한 바람이 부끄러움마저도 떨칠 수 있게 해준 것입니다.
이긴 뒤에 손을 떨 정도로 좋아하는 선수를 보니 신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생각도 하게 됐죠. 경기가 많아지면서 선수들조차도 1승의 소중함을 잃은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승리 후 진심으로 기뻐하는 선수들을 더 많이 만나기를 바라봅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SK텔레콤의 넓고 빠른 LTE-A로 즐기는 e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