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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카트라이더 리그에 박수를

[기자석] 카트라이더 리그에 박수를
"존재하는 것은 변화시켜야 한다. 변화시키는 것은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192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철학자 앙리 베르그손의 명언이다.

사람은 누구나 변화를 두려워한다. 변화에는 적응이라는 부산물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적응은 스트레스다. 새로운 것에 다시금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물며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무언가를 바꾸는데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넥슨은 과감히 변화를 택했다. 바로 카트라이더 리그 이야기다. 2005년 5월 첫 발을 내딛은 카트 리그는 국산 종목 중 최장수 리그다. 올해로 햇수로만 10년차다.

이처럼 카트 리그가 오래토록 진행되고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변화에 있다. 개인전으로 진행되던 카트 리그는 사이사이 이벤트 매치를 넣어 단조로움을 피했고, 16차와 17차에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팀전으로 진행하며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약 1년 정도의 공백기를 거친 카트 리그는 '제로'라는 이름과 함께 팬들에게 돌아왔다. 처음엔 의아했다. 18차가 아닌 제로라니, 원점으로 회귀라도 한다는 뜻인가. 하지만 리그가 개막한 뒤 물음표는 느낌표로 변했다.

이번 2014 카트 리그 시즌 제로는 출전 선수들이 실제 프로레이싱팀의 레이서와 한 팀을 이뤄 경기를 펼친다. 그래서 팀 이름도 실존하는 프로레이싱팀으로 명명했다. 이 중에는 배우에서 레이서로 변신한 류시원이 이끄는 팀106도 포함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각 팀의 매니저로는 레이싱 모델을 기용했다. 늘씬한 몸매와 수려한 외모의 레이싱 모델들이 넥슨 아레나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입가에 미소를 머물게 했다. 하물며 함께 연습하고 경기하는 선수들은 어떻겠는가. 레이싱 모델 매니저는 리그 전반의 볼거리를 풍성하게 하고 나아가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또 레이싱 모델들도 경기를 치른다. 단순히 '얼굴 마담'으로 뽑은 게 아니라는 소리다.

개막전에서 구름 관중을 동원한 카트 리그 시즌 제로의 인기는 차주에도 이어졌다. 또 아이 손을 잡고 넥슨 아레나를 찾은 가족 단위 관람객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원래대로라면 18차 리그였을 카트 리그는 이제 '제로'라는 이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방송국은 온게임넷에서 스포TV로, 경기장은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넥슨 아레나로 옷을 갈아입었다. 레이싱팀과의 연계, 레이싱 모델 도입 등 처음 시도한 시스템도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다.

카트 리그는 이번 변화로 낡은 이미지를 탈피했다. 국산 종목 최장수 리그임에도 불구하고 파릇파릇한 새싹 내음이 난다.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는 카트 리그. 변화가 바로 카트 리그의 장수 비결이 아닐까.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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