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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믿음의 힘 보여준 송병구

[기자석] 믿음의 힘 보여준 송병구
'노장'을 넘어 팬들에게 그는 '노인'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고 있다. 동갑 프로게이머들은 모두 은퇴를 선언했고 같은 해 데뷔했던 선수들은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심지어는 그보다 나이가 어리고 데뷔도 느렸던 후배들 중에도 남아있는 선수들이 거의 없다. 아직까지 프로게이머라는 한 길을 걷고 있는 선수는 송병구가 유일하다.

사실 팬들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송병구가 은퇴할 것이라 예상했다. 스타크래프트2에서 더 이상 송병구가 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11연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고 더욱 우울했던 것은 경기력이 형편 없었다. 도저히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비시즌 동안 송병구는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이로 인해 팬들 사이에서는 “송병구가 은퇴하고 방송인으로 변신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송병구는 다음 시즌에도 여전히 선수로 뛰었다. 1라운드만 하더라도 여전히 그의 경기력은 물음표였다. 도대체 왜 삼성 갤럭시 칸이 그를 내보내는지 답답함을 호소하는 팬들이 생겨날 정도였다. 송병구의 도전은 무모해 보였다. 어떻게 보면 그의 출전은 욕심을 넘어 아집으로까지 느껴졌다.

그러나 그를 옆에서 지켜본 코칭 스태프의 이야기를 들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송병구는 어떤 선수보다 열심히 연습한단다. 그런 선수를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않으면 도대체 누구를 출전시켜야 하냐고 반문했다. 삼성 오상택 코치는 노력은 언젠가 보상을 받는다는 진리를 믿는 사람이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상택 코치는 꿋꿋하게 송병구를 출전시켰다.

아집과 욕심으로까지 보이던 송병구의 무모한 도전은 2라운드가 시작하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왜 송병구가 계속 경기에 출전했는지 이제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송병구는 CJ 엔투스 에이스 김준호와 KT 롤스터 에이스 이영호를 연달아 제압하며 다시 '총사령관'으로 복귀했다. 경기력도 훌륭했다. 송병구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만약 오상택 코치가 조급한 마음을 가졌다면 숱한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로 연결시키지 못했던 송병구를 엔트리에서 뺐을 것이다. 우리는 '총사령관' 송병구의 부활을 영영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상택 코치는 인내했고 노력하는 송병구를 믿었다. 그 믿음이 송병구를 부활하게 만들었고 도전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제 누구도 송병구를 무시하지 않는다. 그가 보여준 경기력은 깔끔했고 앞으로의 경기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송병구는 지금도 최선을 다해 연습에 임한다. 그의 도전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증명했기 때문에 누구도 경기 결과만으로 송병구를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스스로를 믿는 것이 중요하더라고요. 주변에서 하도 제가 끝났다고 말하니 저 역시도 끝났다는 생각에 계속 올인만 하려 하고 조급한 마음으로 경기장에 갔어요. 하지만 이제는 나 자신을 믿습니다. 정확하게 내가 노력한 시간을 믿는 거죠. 경기력이 좋아진 것은 그때부터였어요. 앞으로도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나를 믿을 겁니다. 제가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그 믿음 덕분이에요."

얼마 전 사석에서 송병구가 했던 말이다. 송병구처럼 스스로를 믿고 부활하는 선수들이 많아진다면 프로리그 활성화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그들에게 믿음을 줄 때다. 묵묵히 노력하고 있는 그들을 믿고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지금 해야 할 일이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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