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기자석] e스포테인먼트를 위한 제안

전병헌 협회장 취임 이후 네이밍 후원을 통해 프로게임단을 지원하고 있는 진에어 그린윙스.
전병헌 협회장 취임 이후 네이밍 후원을 통해 프로게임단을 지원하고 있는 진에어 그린윙스.
2007년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는 새로운 모토를 발표했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합한 말인 '스포테인먼트'였다. 새로이 부임한 신영철 단장은 스포츠는 승리를 중시하는 승부의 세계이지만 프로 스포츠는 승리 뿐만 아니라 팬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스포테인먼트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스포테인먼트를 구단의 가치로 삼은 SK 와이번스 야구단은 내외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야구에 집중해야 하는 선수단에게는 이론과 실제에 밝은 김성근 감독을 임명하면서 집중하도록 배려했고 마케팅을 중심으로 하는 내부 부서에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야구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이벤트들을 진행했다.

와이번스 걸을 뽑고 인천 지역 지하철역의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캐릭터를 적용했으며 심지어 볼 걸 대신 볼 도그를 적용하기도 했다. 야구장 시설도 개편하면서 한국에서 가장 긴 전광판을 신설하고 여러 연령대의 팬들이 선호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야구장 사상 처음으로 바비큐 존을 적용해서 가족들이 야구장을 소풍의 장소로 활용하는 안 까지 등장했다.

그 결과 SK 와이번스의 홈구장인 인천 문학 야구장은 인천 지역의 명소로 자리했다. '구도'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던 인천이었지만 프로야구단의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SK 와이번스의 새로운 시도는 관중을 끌어 모았고 해마다 10만 명씩 팬이 늘어 2010년에는 90만 명을 넘기기도 했다. SK 와이번스의 스포테인먼트 성공 사례는 각 야구단을 자극했고 관중 증대와 서비스 확대는 승리와 같은 선 상에 놓이는 중요한 화두가 됐다.

e스포츠 업계도 뒤늦게 나마 스포테인먼트에 나서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넥스트 e스포츠라는 목표를 밝히면서 e스포츠를 통한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강화시키고 있다. e스포테인먼트를 추구하겠다는 이야기다.

e스포테인먼트를 위해 한국e스포츠협회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넥슨의 도움을 받아 아레나라는 경기장을 개관했고 스포TV 게임즈라는 IPTV 기반의 게임 채널을 확보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시즌4 월드 챔피언십의 한국 개최를 확정지었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리그 오브 레전드의 마스터즈 대회도 오픈했다. 또 팬들이 경기장에서 보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프로리그에 치어걸들을 도입하고 뜬금 없이 피자와 음료를 제공하는 등 크고 작은 이벤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전병헌 협회장 체제가 확립된 이후 큰 틀의 변화를 시도하면서 각종 리그들이 안정세에 들어서자 작은 감동을 주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는 평가다.
[기자석] e스포테인먼트를 위한 제안

협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e스포테인먼트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천장을 찍은 뒤 하락 일로에 있던 e스포츠 인프라를 다시 살리는 작업은 전병헌 체제가 거의 해냈다. 큰 국제 대회를 유치했고 절실했던 새로운 게임 방송사와 경기장이 문을 열었다. 국산 e스포츠 종목들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움직였다.

이제는 협회가 직접 나서기 보다는 기업들에게 공을 넘겨야 할 시점이다. 스타크래프트2와 리그 오브 레전드 등 인기 종목의 기업 후원사를 더 유치해야 한다. 한국의 프로 스포츠 토양에서 기업의 후원 또는 기업의 프로팀 소유는 뿌리를 깊이 내리는 씨앗이나 다름 없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심지어 핸드볼까지도 기업이 팀을 소유하면서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 2010년 이후 e스포츠 기반이 흔들렸던 점을 들어 기업의 게임단 소유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여론도 있지만 향후 e스포츠가 더욱 확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기업 유치에 열을 올려야 한다.

기업의 게임단 보유는 e스포테인먼트의 주체를 바꿀 수 있다. 앞서 언급한 SK 와이번스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야구에서 스포테인먼트를 주창하고 나선 곳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아닌 휘하의 한 야구단이다. SK의 독창적인 생각이 KBO의 이사사로 있는 기업들에게 퍼져 나갔고 그 혜택이 야구 팬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e스포테인먼트 또한 게임단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부터 발생하고 이를 통한 팬 증대, 인기 확보, 수익 챙출로 이어지면서 자생적으로 게임단들이 나서야 한다. 게임단이 자발적으로 마케팅 활동에 매진할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을 하루 빨리 타개해야만 협회가 추구하는 e스포테인먼트가 확산될 수 있다.

또 게임사들을 독려해서 다양한 종목의 e스포츠화를 유도해야 한다. 현재 국산 e스포츠는 넥슨이 도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들-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도타2, 피파온라인3, 던전앤파이터, 사이퍼즈,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 등-이 국산 e스포츠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협회는 다른 게임사들을 영입해서 e스포츠 종목화를 유도함으로써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다.

e스포테인먼트는 이제 시작이지만 큰 틀은 잡힌 상태다. 팬들에게 작은 감동을 주는 역할을 게임단과 게임사가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소소한 장치들이 확충된다면 e스포테인먼트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스포츠는 잘!생긴 SK텔레콤 LTE-A로 즐기세요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일리랭킹

1젠지 17승1패 +32(35-3)
2한화생명 14승4패 +19(30-11)
3디플러스 13승5패 +13(29-16)
4T1 11승7패 +6(25-19)
5KT 9승9패 -2(21-23)
6BNK 8승10패 -7(17-24)
7광동 7승11패 -2(21-23)
8농심 5승13패 -14(13-27)
9DRX 4승14패 -20(10-30)
10OK저축은행 2승16패 -25(8-33)
1
2
3
4
5
6
7
8
9
10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