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롤챔스, LOL 마스터즈 경기를 끝내고 경기석에서 나온 선수들을 보면 대부분 이마에 땀이 맺혀 있다. 방송 경기 경험이 없어 긴장했다던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던가 해서 난 땀이 아니라 단순이 더워서 난 땀 말이다. 분명 지금은 봄이지만 경기석 안은 벌써 여름이 온 듯하다.
KT 불리츠 '마파' 원상연은 지난 22일 롤챔스 경기 1세트를 마치고 경기석 뒤에서 연신 유니폼을 앞뒤로 펄럭이며 열을 식혔다. 23일 마스터즈 경기 후에는 삼성 갤럭시 오존 '마타' 조세형이 이마에 난 땀을 닦으며 경기석 내 더위를 호소했다.
선수들에 따르면 현재 LOL 경기석 내 냉방 장치는 제대로 가동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에어컨을 켰음에도 내부 공기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기존에는 중앙에서만 에어컨이 가동돼 양 끝 쪽, 그러니까 탑 라이너와 서포터는 더위에 무방비였다. '하트' 이관형이 과거 방송 인터뷰에서도 '경기석 안이 너무 덥다. 개선해달라'고 언급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경기석 내 온도는 중요하다. 높은 온도는 집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고 당연히 경기력에도 지장을 주게 된다. 중앙에서만 냉기가 나오는 방법도 문제다. 양 끝 쪽 선수들은 덥지만 가운데 앉는 선수는 냉기로 손이 굳는다. 이 때문에 지난해 몇몇 팀은 한여름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고 경기했다.
다른 스포츠에서는 선수들이 최상의 실력을 낼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아스널은 하이버리에서 에메레이츠 스타디움으로 경기장을 옮기면서 하이브리드 잔디를 깔아 선수들이 보다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했다.
야구로 눈을 돌려봐도 마찬가지다. 필드 내에 있던 불펜은 항상 파울 타구의 위험에 노출돼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기장에서 철조망을 설치해 문제를 해결했고, 지난해 말 공사를 끝낸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는 불펜 공간이 따로 있다.
LOL 선수들은 모두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른다. 그렇다면 경기 환경 개선은 온게임넷의 몫이다. 경기석 내 더위를 잡는 것. 여름이 오기 전 온게임넷이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문제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