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열린 SK텔레콤 LTE-A 리그 오브 레전드 마스터즈 삼성 갤럭시와 인크레더블 미라클(이하 IM)의 대결에서 삼성 갤럭시는 특이한 선수 구성을 보여줬다.
1, 2세트에서 IM을 제압하면서 승리를 확정지은 삼성 갤럭시는 3세트에 오존과 블루를 섞어서 출전시켰다. 블루 소속의 이관형, 최천주, 배어진, 이다윤을 내세웠고 오존에서는 정글러로 활동하던 최인규를 포함시켰다.
삼성 갤럭시의 선택은 마스터즈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던 선수 구성과는 달랐다. 블루와 오존에서 정글러로 활동하던 '스피릿' 이다윤과 '댄디' 최인규가 동시에 포진되어 있었기 때문. 일반적을 2개의 유닛팀을 섞을 때에는 포지션을 고려해 중복되지 않도록 선수들을 구성하지만 정글러가 2명이라는 사실부터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삼성 갤럭시는 '2차 선물'을 준비했다. 오존의 정글러인 '댄디' 최인규가 상단으로 이동하고 블루의 서포터인 '하트' 이관형이 정글러를, 상단 담당 '에이콘' 최천주가 중단을 맡았다. 중단 담당이었던 '다데' 배어진은 원거리 딜러, 정글러였던 '스피릿' 이다윤은 서포터로 변신했다. 5명의 선수 가운데 한 명도 자신의 포지션을 맡지 않았다. 그나마 이관형이 과거 GSG 소속으로 대회에 나왔을 때 정글러였다는 점이 유일한 유사점이었다.
삼성 갤럭시의 새로운 시도는 도전이나 모험으로 그칠 수도 있었다. 초반에 IM에게 연속적으로 킬을 내주면서 5킬 이상 차이가 났기 때문. 10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정도 차이라면 패배가 확정적이었지만 삼성 갤럭시는 뒤집기에 성공했다. 중앙 억제기도 파괴됐지만 이어진 전투에서 연속해서 승리하면서 뒤집기를 만들어냈다. 보여주기만을 위한 선수 구성일 수 있지만 역전승으로 이어지면서 삼성 갤럭시에게는 박수가 쏟아졌다.
최근에 열리는 LOL 리그는 비슷한 챔피언 구성, 비슷한 움직임으로 흥미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즌4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1승이라도 더 거둬야 하는 팀들의 선택을 막을 수는 없다. 높은 단계로 올라서야만 한국 대표로 뽑혀 롤드컵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스터즈에도 롤드컵 한국 대표 선발전 직행 티켓이 걸려 있기 때문에 삼성 갤럭시의 선택은 더욱 높이 살 만하다. 이미 4승째를 거두면서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지었기에 가능한 선택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칭찬해도 모자람이 없다.
마스터즈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포스트 시즌 진출과 탈락이 가려지고 있다. 아슬아슬한 팀들에게 팬들을 위해 보여주기식 게임 즉, '즐겜'을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겠지만 탈락한 팀들은 이유있는 '즐겜'을 해주길 바란다.
식상함에 지쳐 있는 LOL 팬들에게 삼성 갤럭시가 13일 보여준 경기가 바로 'e스포테인먼트'로 다가오는 것처럼.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