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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셧다운제 합헌, e스포츠 새싹 짓밟을라

[기자석] 셧다운제 합헌, e스포츠 새싹 짓밟을라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한 위헌 소송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재판장 박한철)에서 열린 심리 선고에서 기각됐다. 이에 따라 만 16세 미만 청소년은 심야시간 PC·온라인게임 이용이 전면 금지된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강제적 셧다운제를 정한 청소년보호법 조항의 위헌 여부에 관한 헌법소원에 대해 처벌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은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에 한해 심야시간대만 그 제공을 금지하는 것이 청소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부모의 자녀교육권 및 인터넷게임 제공자의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셧다운제 위헌 소송을 기각했다.

셧다운제(청소년보호법 제23조 3항)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 접속을 막는 제도로 시행 전부터 각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그렇지만 2011년 11월 20일 시행됐고 헌법재판소의 위헌 소송에 대한 기각 판정을 내리면서 더욱 강력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셧다운제는 e스포츠계에도 웃지 못할 해프닝을 선사했다. 2012년 10월 해외 대회 진출권을 놓고 예선을 치르던 스타테일 이승현은 결승까지 올라갔다. 결승전을 한창 치르던 도중 "셧다운 당하는데"라는 채팅을 남겼다. 결승전이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열리면서 이승현은 어쩔 수 없이 초반 올인 전략을 사용하며 패했고 결국 다른 아이디로 접속해서 경기를 재개했지만 1대4로 패하고 말았다.

셧다운제로 인해 피해를 봤던 이승현은 2년이 지난 현재 스타크래프트2 리그의 강호 가운데 한 명으로 성장했다. 이승현은 26일부터 28일까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살라 폴리바렌타 국영 체육관에서 열린 드림핵 부쿠레슈티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만약 셧다운제가 일찌감치 시행됐다면 한국의 e스포츠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이 한창 인기를 얻고 있었을 때 각 프로게임단은 유소년 발굴 시스템을 가동한 바 있다. 중학생 또는 초등학생부터 프로게이머를 지망하면서 팀의 연습생으로 입단하기를 원하는 선수들이 많았고 게임단은 이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훈련시키면서 팀의 주축으로 성장시켰다.

새싹이라 불렸던 선수들이 지금은 스타크래프트2를 지키는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KT 롤스터의 이영호와 전태양, 진에어 그린윙스 조성주 등 현재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의 공동 다승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 명이 이 케이스에 해당한다.

셧다운제는 개인의 선택을 법으로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임이라는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개인의 선택을 강제로 규제하는 것이 골자다.

e스포츠는 학원 스포츠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에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시작하게 된다. 어리긴 하지만 직업을 선택할 자유가 있기 때문에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선택할 자유를 제한하는 족쇄로 작용할 수도 있다. 물론 밤 12시 이전까지 게임을 즐기면 된다는 논리가 통할 수도 있지만 이승현의 해외 대회 진출전과 같은 사례가 또 다시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셧다운제의 존속에 힘을 실어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e스포츠의 새싹들을 짓밟는 결과를 자초하지 않길 바란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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