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주성욱이 말하는 '최선'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의례 프로게이머들이 인터뷰 말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것처럼 형식적인 단어라고 생각했었죠. 그리고 주성욱은 또다시 프로리그에서 침묵했고 포스트시즌 연패를 거듭하며 그렇게 팬들에게 잊혀져 갔습니다.
그러나 주성욱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연습 많이 하기로 둘 째가라면 서러울 이영호조차도 주성욱의 노력을 인정했고 KT 동로들도 하나같이 "주성욱처럼 열심히 하는데 성공하지 못하면 e스포츠는 미래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주성욱의 노력은 엄청났습니다.
더 대단한 것은 당장 성과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성욱은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열심히 연습은 했지만 지난 2013년 주성욱은 은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개인리그에서는 예선 한번 뚫어내지 못했고 프로리그 포스트시즌에서는 연패를 기록하면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것이죠. 아마도 다른 선수였다면 진작에 포기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주성욱은 자신이 내뱉었던 말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이를 악 물고 연습에 임했다고 합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기 위해서 주성욱은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던 힘든 시기에서도 쉬는 시간도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렸습니다.
주성욱의 노력은 2014년이 돼서야 응답을 받았습니다. 주성욱은 개인리그 예선을 단번에 뚫어냈고 곧바로 우승을 차지하는 'LTE급 로열로더' 코스를 밟았습니다. 이후 쟁쟁한 선수들이 모두 모이는 GSL 글로벌 토너먼트에서도 우승을 차지, 명실상부 2014년 상반기를 가장 '핫'하게 보내고 있는 선수가 됐죠.
프로리그에서도 주성욱의 노력은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1라운드 결승전에서 라이벌 SK텔레콤을 상대로 주성욱은 선봉올킬을 기록하며 팀에 우승컵을 선사했습니다. 2014년 KT로 돌아간 우승컵은 모두 주성욱의 손에서 나온 것입니다.
한 팀을 끌어가는 선수로 성장한 주성욱. 모든 것은 그의 노력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만약 그가 당장 성과가 없다고 연습을 중단했다면 지금의 주성욱은 없었을 것입니다. 자신 있게 "나보다 연습을 많이 하는 프로게이머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주성욱. 1년전 인터뷰에서 조만간 대단한 선수가 돼 있을테니 기대해도 좋다고 호언장담하던 주성욱. 노력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주성욱의 전성시대는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 같습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