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석은 리그 오브 레전드가 낳은 스타 플레이어 가운데 하나다. 2012년 거품게임단이라는 이름으로 대회에 출전, 아주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스프링의 시드 결정전에 참가하기로 했지만 대회 시간에 맞추지 못해 이슈를 만들면서 화제를 모았던 최인석은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CJ 엔투스의 창단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배어진, 김윤재 등과 한솥밥을 먹으면서 챔피언스에 모습을 보인 최인석은 상상 그 이상의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플레이를 자주 선보였지만 팀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아 '고통받는 인섹'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KT 롤스터가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단을 개편할 때 불리츠의 일원이 된 최인석은 팀을 정상급으로 올려 놓았다. 2013년 올림푸스 롤챔스 스프링에서 발군의 실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한 최인석은 한국 대표 선수로 상하이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출전, 우승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특히 1대1로 열린 포지션별 기량 테스트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하면서 세계 최고의 정글러로 이름을 날렸다.
비록 시즌3 월드 챔피언십에는 아쉽게도 나가지 못했지만 최인석은 이후 상단과 정글러를 오가면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국내외에 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인기나 실력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최인석의 모습을 리그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은 리그 오브 레전드 업계에 큰 손실이다.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지만 기존의 선수들이 있어야만 새로운 스타들도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2013년부터 이현우, 정민성 등 큰 인기를 얻었던 선수들이 속속 은퇴를 선언하고 제2의 길을 찾고 있는 가운데 최인석의 휴식으로 인한 재계약 불발이 은퇴로 이어지는 것은 손실임에 틀림 없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가 한창 인기를 얻고 있을 때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 이윤열 등은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업계를 떠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리그가 늘어나고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의 등쌀에 오프라인 예선으로 떨어져도 선수 생활을 계속했다. 그들의 노력은 공군 에이스의 창단으로 이어졌고 자신들 뿐만 아니라 후배들의 선수 생활을 연장시켜주는 역할까지 해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초창기 스타 플레이어들도 책임성을 가져야 한다. 한창 인기를 끌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처럼 지속성을 담보할 수는 없다.
장수하는 선수가 없다면 장수하는 리그도 없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