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르 제니스 아레나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올스타 2014는 전세계적으로 e스포츠가 인기를 얻고 있으며 한국 선수들이 인기의 정점을 찍고 있음을 증명한 대회였다.
이번 대회는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으로 진행됐다. 한국이 만들고 서비스하는 게임은 아니지만 한국은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가장 잘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혔고 올스타전을 통해 또 다시 실력을 입증했다.
챌린지와 인비테이셔널이라는 두 개의 파트로 나뉘어 진행된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의 인기와 실력은 세계 정상급이었다. 챌린지에 참가한 CJ 엔투스 프로스트 '매드라이프' 홍민기와 '샤이' 박상면은 훌륭한 실력을 보여주면서 각 대륙을 대표하는 인기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들과 팀을 이룬 해외 선수들은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홍민기, 박상면과 함께 해서 영광이고 같이 경기를 해보니 역시 최고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팬들 역시 홍민기, 박상면의 플레이를 주시하면서 박수 갈채를 보냈다.
인비테이셔널에는 SK텔레콤 T1 K가 출전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시즌3 월드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세계 최고의 팀으로 인정을 받은 SK텔레콤 T1 K는 프랑스 파리를 들었다 놓았다 할 정도의 인기를 구가했다.
SK텔레콤 T1 K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 5월7일 생일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현장 관람객들은 한 목소리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이상혁을 깜짝 놀라게 했고 SK텔레콤 T1 K의 수퍼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SK텔레콤을 연호했다.
SK텔레콤 T1 K라는 팀의 이름을 외치는 해외 e스포츠 팬들을 보면서 e스포츠라는 매개체가 아니었다면 한국 기업의 이름이 외국인들의 입에서 이처럼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가져봤다. 삼성이나 현대, LG, 기아차와 같은 한국 대기업들은 외국인들의 뇌리에 기업 이름과 로고, 브랜드 이름 등을 각인시키기 위해 매년 엄청난 돈을 홍보비로 쏟아붓고 있다.
삼성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축구팀 첼시의 가슴팍에 글자를 새기기 위해 270억 원의 연장 계약금을 투자했고 LG는 남미 지역의 유수 스포츠단과 메인 후원사 계약을 체결하며 돈을 투자하고 있다. 현대나 기아의 경우에도 메이저리그나 NBA 등에 광고판을 걸고 소규모 후원에 나서는 등 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 T1 K의 이름을 외치는 해외 팬들의 모습을 본 기업 관계자가 있다면 e스포츠에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는 데에는 야구나 축구, 농구, 배구보다 훨씬 적은 돈이 들어간다. 야구단의 1/100 정도 밖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인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노리고 있는 잠재적인 소비 고객층인 1020 세대와 실직적인 소비층인 3040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직접적인 소비와는 연계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지만 기업이 노리는 부분이 홍보 효과라면 야구나 축구팀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고효율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기업이 프로게임단을 만든다고 해서 모두 SK텔레콤 T1 K와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에서도 삼성, CJ, 나진, KT 등 여러 기업들이 몸 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SK텔레콤이 가장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선점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고 해서 프로게임단 창단에 대한 꿈을 놓을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05년과 2006년 스타크래프트 종목에 뒤늦게 뛰어든 기업들은 대부분 한 차례 이상 우승하면서 효과를 본 바 있다.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고 기업 또한 신규 사업에 추가 투자를 시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프로게임단 창단은 부담일 수 있다. 그렇지만 다른 스포츠 부문에 비해 적은 자본을 들여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매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e스포츠는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기업의 가치와 완벽히 부합하는 분야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