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리그 2014 시즌은 매우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다. 12-13 시즌 프로리그를 마친 이후 프로리그가 다시 열릴 수 있을지는 물음표로 남아 있었다. 12-13 시즌 우승팀과 준우승팀인 STX 소울, 웅진 스타즈가 비시즌 기간 동안에 모두 팀을 정리하면서 프로리그는 8개 팀을 꾸리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2014 시즌에 들어가기 전 발 빠르게 움직였고 인크레더블 미라클, MVP, 프라임을 섭외하며 참가 팀 숫자를 맞췄다. 또 8게임단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하단 팀에게 진에어라는 네이밍 후원사를 연결시키면서 안정감을 더했다.
또 하나의 변화는 방송사였다. 프로리그라는 대회가 시작되는 발판이었고 12-13 시즌까지 방송사로 참가했던 온게임넷이 2014 시즌을 중계하는데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과감하게 스포TV 게임즈에게 일임했다. 12-13 시즌 프로리그 중계에 뛰어들었지만 신도림 경기장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안 하느니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스포TV는 게임 전문 채널을 새롭게 개국했고 넥슨이 마련한 새로운 e스포츠 경기장인 아레나와 손을 잡으면서 엄청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또 네이버와의 협업을 통해 프로리그 전 경기가 모바일과 웹사이트로 송출되는 기반을 제공했다. 스포TV 게임즈의 시청률은 떨어질 수 있지만 팬들은 언제 어디서든 프로리그를 접할 수 있었다.
프로리그의 방식도 개편되면서 새로운 재미를 줬다. 이전까지 1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얻은 성적을 모두 합계해서 포스트 시즌에 올라갈 팀을 정했지만 라운드별 순위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또 라운드별 포스트 시즌을 따로 치르고 이를 승자연전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새로운 볼거리도 제공했다. 그 결과 MVP처럼 전체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2라운드 포스트 시즌에서 결승전까지 올라가는 파격적인 성과를 내는 팀도 등장했다. 통합 포스트 시즌 4강에 오른 1, 2위 팀의 격차가 4포인트밖에 나지 않는 등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는 순위 싸움이 벌어졌다.
프로리그의 마무리는 야외 결승전이었다. 10-11 시즌 상하이 결승전을 추진했다가 열지 못했던 협회는 이후 야외 결승전을 진행하지 않았다. 스타크래프트2의 인기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집객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생겼고 스스로 위축된 것. 그렇지만 2014 시즌 정규 시즌 내내 팬들의 발길이 경기장으로 이어졌고 결승전에 어느 팀이 올라오든지 성황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협회는 세빛둥둥섬에 야외 무대를 꾸렸다. 3년만에 열린 야외 무대 결승전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광안리 결승전 때만큼은 아니지만 멋드러지게 꾸려진 야외 무대를 찾은 팬들은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2014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프로리그는 얼마간의 정비 기간을 가진 뒤 2015 시즌으로 돌아온다. 더욱 새로워진 모습으로, 더 많은 팀들이 참가하는 프로리그가 되길 바란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