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곰exp에서 펼쳐진 넥슨 서든어택 6차 챔피언스리그 여성부 4강 퍼스트제너레이션과 크레이지포유 경기가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고 규정대로 판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4강 1세트 후반전 세번째 라운드에서 퍼스트제너레이션 우시은의 컴퓨터에 렉이 생기며 퍼스트제너레이션이 경기 중단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미 조민원이 한 선수의 도움을 받아 위로 올라간 상태에서 위폭을 맞아 사망한 뒤였다.
규정대로라면 아무리 중간에 렉이 생겨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선수가 사망한 이후이기 때문에 교전 이후로 받아들여 진다. 경기 규칙 9조 2항 서버규칙을 살펴보면 '교전 후(사상자가 발생한 경우) 만일 양 팀 선수들이 고의가 아닌 문제로 서버연결이 실패했을 경우 그 라운드는 유효로 처리된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아무리 퍼스트제너레이션이 경기 중단을 요청했다 해도 조민원이 사망한 뒤기 때문에 그 라운드에 대해서는 결과에 대해 인정해야 한다. 즉 5대4로 크레이지포유가 앞선 상황에서 후반전 10라운드를 시작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곰exp는 선수들에게 4대4 상황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받아 들이지 못한 크레이지포유 박정연이 계속 항의했지만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이번 라운드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겠다면 무승부로 처리한 뒤 한 세트를 더 하자는 황당한 제안을 했다.
규정에 명시된 사항에 대해 숙지하지 못한 곰exp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최측의 규정 미숙지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이 봤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계속 항의만 할 수 없었기에 크레이지포유는 황당한 제안을 받아 들일 수밖에 없었다. 크레이지포유는 경기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고 결국 퍼스트제너레이션에게 패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번 규정은 2012년 5월 열린 챔피언스 2차 리그에서 심판의 오심으로 재경기 사태가 발생하면서 주목 받았다. 당시 크레이지포유 박희은이 사운드가 들리지 않아 심판에게 경기 중단을 요청했지만 심판은 경기를 속개했다. 결국 심판 오심 때문에 크레이지포유는 경기를 패했지만 추후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져 재경기를 하게 됐다.
당시 재경기에 대해 논란이 일었고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심판의 오심도 경기의 일부분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재경기는 진행됐지만 추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심판의 오심 등 불가항력적인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교전 이후에 발생한 일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이 같은 규정이 논의됐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이 규정을 숙지하고 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결국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규정대로 1세트 5대4 상황에서 재경기가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지하지 못한 주최측은 선수들에게 4대4 상황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고 강요했다. 주최측의 실수로 규정이 묵살되고 선수들이 협의해 경기를 진행하는 촌극이 발생한 것이다.
한편 크레이지포유는 규정대로 판정하지 않은 대회 주최측에 정식으로 재경기 요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2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