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는 8강에서 '스누트' 얀스 아스가르드에게 2패를 당한 뒤 내리 3승을 따내는 극적인 드라마를 쓰며 4강에 올랐고 '해외 대회 종결자'로 알려진 리퀴드 '태자' 윤영서를 3대1로 제압했다. 결승에서는 팀 동료인 주성욱을 상대로 4대1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안았다.
이영호의 IEM 토론토 우승은 여러가지 의미를 갖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스타크래프트2로 전향한 뒤 개인리그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그것도 해외에서 열린 대회에서 거둔 우승이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이영호는 해외 대회에 몇 차례 나섰지만 그룹 스테이지 수준에서 탈락했다. 가끔씩 출전하다 보니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고 하루에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했다.
이번 IEM 대회에 나서기 위해 이영호는 온라인 예선부터 치러야 했다. 하루에 10세트 이상 치르면서 적응을 마쳤고 토론토 본선에서도 다전제에 대한 노하우를 발휘하며 우승까지 차지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 시절 이영호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위업을 달성했다. 최연소 개인리그 진출, 최연소 개인리그 우승, 프로리그 다승왕 최다 달성, 스타리그와 MSL 동반 3회 우승, WCG 우승 등 나서는 대회마다 우승을 한 번 이상 해냈다. 스타1에서 이영호는 '최종병기'를 넘어 '끝판왕', '종결자'의 이미지를 굳혔다.
2012년 들어 스타1으로 진행되는 공식 리그가 사라지면서 이영호는 스타2로 종목을 바꿔야 했다. 스타1에서 테란으로 일가를 이뤘던 이영호는 스타2에서 테란의 성향과 맞지 않으면서 진지하게 종족 전환까지 고민했다. 실제 연습 과정에서 테란보다 프로토스 승률이 더 낫다는 평까지 얻었다.
그렇지만 이영호는 테란으로 이룬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스타2에서도 테란을 택하며 고난의 길을 걸었다. 2013년 개인리그 본선에 올라가기도 했지만 우승은 커녕 8강에도 오르지 못하며 이영호는 갖은 비난을 들어야 했다. 이영호의 시대는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종족을 바꾸지 않았던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후회하기도 했다.
2014년 이영호는 프로리그 무대를 통해 실력이 죽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다승왕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5위 안에 들면서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고 통합 포스트 시즌을 통해 팀을 우승까지 시키면서 스타2에서 처음으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이영호는 IEM 토론토 예선과 KeSPA컵 온라인 예선을 동반 통과하며 토너먼트 시스템에 대한 적응을 마쳤다. 누구를 만나든, 어떤 종족을 상대하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다.
IEM 토론토 대회를 마친 이영호는 추석 전에 열리는 월드 챔피언십 시리즌 시즌3 GSL을 통해 국내 개인리그 8강에 도전한다. 추석을 마친 이후에는 KeSPA컵 우승에 도전한다.
IEM 토론토 대회에서 보여준 이영호의 실력은 두 대회 모두 충분히 우승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과도한 훈련으로 인해 오른쪽 어깨에 탈이 났던 이영호는 2011년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도 연습하다 보면 수술한 자리가 아프다는 이영호이지만 스타2에 대한 열정, 우승에 대한 열망은 버리지 않았다.
2014년 막바지에 가속도가 붙은 이영호의 스타2 행보가 가파른 상승 곡선으로 이어지면서 또 하나의 전설로 남길 바란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