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멸도는 불교의 근본 원리인 사제의 첫 글자를 따서 이르는 말입니다. 괴로움을 뜻하는 '고', 괴로움의 원인인 '집', 괴로움의 소멸이라는 '멸',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라는 도를 이르러 고집멸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문신이 B PD의 발목을 잡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동료들과 여행을 간 B PD는 수영장에서 잠수 대결을 제안했습니다. 금방 5대5로 팀이 나눠졌습니다. B PD는 다년간의 스킨 스쿠버로 다져진 잠수 실력으로 팀의 에이스로 꼽혔지요.
잠수 대결이 시작됐고, B PD는 물에 얼굴만 담근채 여유롭게 다른 이들이 포기하길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B PD의 등에 있는 문신을 놓고 동료들이 옥신각신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한자로 써져있는 저 단어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말이죠.
처음에는 고진감래가 나왔습니다. '괴로울 고'자를 알아 본 한 동료가 한 말이지요. 이후 다양한 사자성어가 나왔지만 B PD는 잠수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B PD의 평정심을 잃게 한 사자성어가 있으니, 바로 '다사다난'입니다.
누군가의 "다사다난 아니야?"라는 웃음기 없는 진지한 목소리에 B PD는 그야말로 '빵'터지고 만 것이지요.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음을 뜻하는 다사다난을 누가 자신의 몸에 문신으로 새기겠습니까. 에이스가 무너지자 B PD의 팀은 자연스레 패하고 말았습니다.
고집멸도 말고도 B PD의 등에는 원숭이 형상의 '화마의 신'도 그려져 있는데요. 누군가 B PD의 등을 보고는 "너는 무슨 '오공'을 문신했냐"고 했고, B PD는 뒷목을 잡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화마의 신'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 중 하나인 오공으로 본 것이지요. B PD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한국에 론칭하기 수년 전에 한 문신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B PD에게 문신에 관련된 또다른 에피소드를 듣길 바라면서 이만 ABC토크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