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팬들은 한국 팀의 경기에 집중했고 한국 팀의 성적에 관심을 고조시켰다. 한국 팀의 1승, 1패에 대한 희비가 엇갈렸다. 팬들의 관심 덕분인지 삼성 갤럭시 화이트, 삼성 갤럭시 블루, 나진 실드는 모두 각 조의 1위로 8강에 진출하며 부응했다.
롤드컵 소식을 취재하는 기자 입장에서 가장 관심이 갔던 팀은 인터내셔널 와일드 카드를 통해 16강에 합류한 다크 패시지와 카붐 e스포츠의 결과였다.
다크 패시지는 터키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두 1위를 차지하면서 최고의 자리를 지켰던 팀이고 카붐 e스포츠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서비스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브라질 지역에서 1위로 올라왔다. 세계의 높은 수준에 맞선 와일드 카드 두 팀이 얼마나 경쟁력을 갖췄을지를 개인적인 관심사였다.
16강 A조에 속한 다크 패시지는 아시아 지역의 강호들에게 연패를 당하면서 1승도 따내지 못했다. 라인전 단계부터 빡빡하게 운영하는 한국, 중국, 대만에게 2패씩을 당했다. 연패를 당하면서 터키 1위라는 자존심에 금이 갔고 좌절감이 경기력에도 이어진 모양새였다.
D조에 출전한 카붐 e스포츠는 조금 달랐다. 나진 실드, 얼라이언스, 클라우드 나인과 조를 이룬 카붐 e스포츠는 풀리그 첫 턴에서는 무기력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일을 냈다. 5전 전패를 당하던 카붐 e스포츠는 유럽 지역에서 1위로 롤드컵에 올라온 얼라이언스를 상대로 승리를 따냈다.
카붐 e스포츠의 승리는 얼라이언스에게는 좌절을 주기에 충분했다. 3승2패였던 얼라이언스는 카붐 e스포츠에게 패하면서 3승3패가 됐고 클라우드 나인이 나진 실드를 꺾는 바람에 탈락하고 말았다.
카붐 e스포츠에게도 얼라이언스전 승리는 브라질에게 리그 오브 레전드 붐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갓 서비스를 시작한 브라질에게 자국의 대표팀이 유럽 지역 1위를 제압했다는 사실은 촉발을 위한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한국에 리그 오브 레전드가 처음 소개되고 공식 리그가 막을 올렸을 때가 떠오른다. 한국팀들의 실력이 세계 유수의 팀보다 훨씬 떨어질 것이라 예상됐고 롤드컵에서도 한국이 조별 풀리그만 통과해도 대단할 것이라 점쳐졌지만 아주부 프로트스가 준우승까지 올라가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인기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카붐 e스포츠가 거둔 1승은 세계 유수의 팀이라도 제압할 수 있다는,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면 승리라는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스포츠의 법칙을 입증한 사례다.
인터내셔널 와일드 카드로 선발된 팀들이 부진하면서 일부 팬들은 와일드 카드 시스템을 없애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카붐 e스포츠의 승리는 이를 상쇄하기에 충분한 1승이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