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국내팀으로 이적하는 선수가 늘었다고 위기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외국팀에서 활약하다가 다시 국내 팀으로 회귀하는 선수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마우스 스포츠 백동준, 에이서 이신형은 각각 삼성 갤럭시 칸과 SK텔레콤 T1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이 둘은 국내 팀으로 이적 후 오히려 외국팀에서보다 나은 성적을 내고 있다.
백동준과 이신형은 "외국 팀의 장점과 국내 기업 팀 장점이 완전히 다르게 때문에 어느 곳이 더 좋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백동준은 "나는 옆에서 누가 잡아줘야 성적을 잘 내는 선수라는 것을 깨달아 숙소 생활을 하며 게임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국내 기업 팀으로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팀 소속 선수들이 외국 팀으로 이적하는 현상은 반대로 스타2 시장이 넓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예전에 선수들은 국내 기업 팀이 아니면 활동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던 것을 상기해 보면 이 같은 결론을 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단순히 국내 기업 팀 소속 선수들이 해외 팀으로 이적하는 일이 많다는 것만으로 스타2 시장 축소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와 스타2가 다른 생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만 대회가 열리던 스타1과 외국에서도 활발한 대회가 열리고 있는 스타2를 동일선상에 놓고 위기라고 판단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오히려 선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대회가 많아졌고 활동할 수 있는 팀도 늘어났다는 사실을 고무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 스타2 시장이 위기라고 진단하는 것은 시대에 발맞춰 변화하지 못함에 있다. 진짜 위기가 아니라고 넋 놓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단순히 선수를 빼앗겼다고 위기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우리도 변화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진짜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