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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공청회는 '듣는' 자리다

[기자석] 공청회는 '듣는' 자리다
공청회를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 보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이 일정한 사항을 결정함에 있어서 공개적으로 의견을 듣는 형식'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한자의 뜻을 풀이하는 사전을 봐도 비슷한 의미로 해석해 놓고 있다.

공청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견을 듣는 형식'이라는 데 있다. '발표'를 하는 자리가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라는 것이다. 기자회견과 공청회를 다르게 규정하는 것도 이 차이점 때문이다. 기자회견의 경우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하고 간단하게 질문을 받는 것이다. 공청회는 사람들의 의견과 이야기를 경청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모임이다.

지난 4일에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공청회가 팬들의 공분을 산 까닭은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여했던 팬들은 "왜 '공청회'라고 했는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기자회견이라고 하는 편이 더 맞았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한 팬은 "두 시간 동안 자기들끼리 말하고 30분 팬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는 것이 과연 공청회가 맞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번 공청회를 준비한 한국e스포츠협회, 온게임넷, 라이엇 게임즈(이하 3자 협의체)가 간과한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이번 공청회에서 가장 많은 말을 한 것은 3자 협의체였다. 이미 3자 협의체가 결정한 사항에 대한 의미와 취지에 대해 설명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이 소비됐다. 팬들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보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이다.

만약 이런 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면 간담회 형식으로 가는 것이 옳았다. 3자 협의체가 단상위로 올라가고 두 시간 동안 참석한 팬들과 전문가들이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간담회와 전혀 다를 것이 없었다. 말만 공청회였을 뿐 결국 자신들의 말을 더 많이 하는 간담회와 다를 것 없는 대회 진행에 팬들은 실망을 금치 못한 것이다.

당장 팬들도 자신의 의견이 모두 수용되기를 바랐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팬들에게 더 많은 발언권을 주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로 공청회가 진행됐다면 지금처럼 비난 여론이 들끓지는 않았을 것이다. 팬들이 이번 공청회를 3자 협의체가 결정한 사항을 설득시키는 자리라고 느끼고 있는 것은 분명 잘못된 부분이다.

물론 3자 협의체는 이번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십분 반영해 차기 시즌 리그를 계획할 것이다. 다만 공청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3자 협의체가 현재 상황이나 결정된 사항을 설득하는 방식이 아니라 팬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모습이었다면 지금처럼 비난을 듣지는 않았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도 공청회를 기획할 때는 더 많은 팬들이 발언 기회를 갖고 가장 많이 말하는 사람들이 팬이나 전문가들이 돼야만 '공청회'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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