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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기록을 남기자

2007년 한국e스포츠협회가 발간한 프로리그 연감. e스포츠 업계가 내놓은 유일한 정기간행물이다.
2007년 한국e스포츠협회가 발간한 프로리그 연감. e스포츠 업계가 내놓은 유일한 정기간행물이다.
2014년도 12월 한 달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 해가 언제 가나 싶었지만 벌써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다. 2014년 e스포츠계는 다사다난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는 여전히 활황을 맞이하며 삼성 갤럭시 화이트가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고 스타크래프트2는 프로리그와 개인리그가 살아나면서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산 e스포츠 종목의 명가 넥슨은 피파온라인3,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 도타2,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등 다양한 리그를 진행하며 1인자 자리를 지켰고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 & 소울로 e스포츠를 만들어가겠다고 뛰어들었다.

e스포츠 업계는 한 달만 눈을 떼고 나면 따라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작게는 선수들의 데뷔와 은퇴, 팀의 부침, 이적부터 종목의 흥망, 종목사의 성쇠까지 다각도에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e스포츠 업계를 취재하는 기자 입장에서 크고 작은 일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지만 일목요연함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직관력과 통찰력이 부족한 개인의 탓도 있겠지만 큰 흐름을 간파하기에는 변화의 파고가 높고 유속이 빠르기 때문이다. 또 기록이 제대로 남아 있지 않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얼마 전 선후배 기자들과 SK텔레콤 T1 프로게임단의 10주년 기념 책자를 집필했다. 2004년 게임단을 창단한 SK텔레콤 T1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팀이지만 팀에 대한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모아져 있지 않았다. 업적을 달성할 때마다 게임단이 정리한 내용이 있지만 뼈대만 있을 뿐이었다. 수많은 기사들이 씌여졌지만 파편화되어 있었다.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데만 엄청난 시간이 들었다.

한숨이 푹푹 쉬어져 나오던 시점에 2007년 한국e스포츠협회가 발간한 프로리그 연감 덕분에 고민을 덜어냈다. 협회가 프로리그를 통합한 지 3년째 되던 해에 발간된 연감은 그동안의 팀 단위 리그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고 면밀하게 담고 있다. 각종 기록은 물론, 대회별 매치업과 결과, 수훈 선수들에 대한 정리가 되어 있는 책자였고 큰 도움을 받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후 연감은 발표되지 않았고 e스포츠 업계에서 한 눈에 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책자는 나오지 않았는 사실이다.

한국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 스포츠는 야구다. 야구는 매년 해당 시즌을 요약 정리한 정기 간행물이 KBO를 통해 발간된다. 기록을 담은 레코드북, 가이드북, 연감, 야구규칙 등을 포하만 간행물은 그 해의 기록일 뿐만 아니라 역대 기록이기도 하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연도에는 스카우팅 리포트가 3~4종씩 발간된다.

기록은 모든 스포츠의 근간이다. 단순히 경기 상대, 승률, 스코어만 기록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숫자를 바탕으로 살이 붙으면서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스토리가 스포츠를 보고 즐기는 재미를 더하는 것은 두 말할 것 없는 진리다.

2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e스포츠 업계도 한 해를 정리하는 시기에 시상식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간행물이 발간되면서 기록을 남기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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