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인터내셔널4 우승팀인 뉴비와 '아이스아이스아이스' 대럴과 '블랙' 도미니크 레이트마이어가 속해있는 비시게이밍이 한국에 온다는 소식에 한국의 많은 도타2 팬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팬들은 "넥슨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열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한 세트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 생각됐던 MVP 피닉스와 레이브가 비시게이밍과 뉴비를 잡아냈던 20일 넥슨 아레나에서는 팬들의 함성 소리로 가득했고 정인호 해설위원은 "도타2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나 옥의 티가 나오면서 팬들의 열기를 식혔다. 19일 열린 KDL 시즌4 결승전에서 2시간 동안 경기가 지연된 것이다. 오후 10시20분쯤 4경기가 들어간 뒤 랙이 심해지면서 2시간 동안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20일 오전 2시쯤 5세트 밴픽을 마무리한 뒤 본 경기를 다음 날로 연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아직까지 랙이 걸린 이유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기상 악화 때문에 인터넷 선이 불안해졌다"는 현장 관계자들의 이야기도 있었지만 선수들 사이에서는 도타2 서버에 대한 디도스 공격 때문에 랙이 생겼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는 100여 명에 가까운 팬들이 새벽까지 현장을 지켰지만 시스템 때문에 불만을 제기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만 일부 팬들은 왜 경기가 지연됐는지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선 불만을 터트렸다.
다른 종목,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2 리그 같은 경우는 전문 심판이 존재해서 시스템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심판이 무대 위로 올라와서 상황에 대해 설명해준다. 리그 브 레전드(LoL)를 중계하는 온게임넷도 마찬가지다. 공통적인 점이 있다면 오랜 시간 동안 e스포츠 리그를 중계하면서 노하우가 생겼고 어느 정도 매뉴얼을 갖고 있는 상태다.
그렇지만 도타2 종목은 그러지 못하다. 협회가 리그에 심판을 파견하는 등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은 넥슨과 스포티비게임즈 밖에 없다.
특히 한국 내 도타2를 서비스하는 넥슨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한국 도타2는 내년 1월 KDL 그랜드파이널과 함께 곧바로 2015년 KDL 리그가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에는 KDL 시즌4 결승전을 반면교사 삼아서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