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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굳세어라, 이영호

근심 가득한 눈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이영호. 2015 시즌 프로리그에서 이런 모습이 자주 보인다.
근심 가득한 눈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이영호. 2015 시즌 프로리그에서 이런 모습이 자주 보인다.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5 시즌이 막을 올린지 1개월째를 맞고 있다. 주성욱, 정우용 , 이신형 등이 다승 부문에서 선두권을 형성하면서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매 시즌 프로리그 다승왕 경쟁을 펼치던 익숙한 이름이 빠져 있다.

주인공은 바로 KT 롤스터 이영호다. 2015 시즌에 들어와서 이영호는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매주 프로리그 엔트리에 포함된 이영호는 진에어 이병렬, MVP 황강호, SK텔레콤 박령우, 삼성 노준규에게 패하면서 4전 전패를 당하고 있다. 공식전을 포함하면 11연패까지 당했다. 이영호가 프로리그 개막전부터 4연패를 이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팬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영호는 프로리그를 지키는 유일한 수호신이나 다름 없다. 2007년 5월22일 프로리그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한 이후 이영호는 9년째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영호 이전에는 '4대 천왕'이라 불리는 선수들이 주름 잡았고 한창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로 리그가 진행될 때까지만 해도 '택뱅리쌍'이라 불리는 선수들이 다승왕 경쟁을 펼쳤다.

이 중에서 이영호는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2008년 신한은행 프로리그에서 다승왕에 오른 이영호는 1년 단위로 진행된 08-09 시즌에서 54승을 기록하며 이제동과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09-10 시즌 57승으로 세 시즌 연속 다승 1위에 오른 이영호는 10-11 시즌은 김택용에게 1위 자리를 내줬지만 2012년에 열린 SK플래닛 프로리그 시즌1에서 15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복귀했다.

스타크래프트2로 종목이 바뀐 뒤 적응기를 갖느라 다승 경쟁에 뛰어 들지 못했던 이영호는 12-13 시즌에 42승으로 다승왕에 복귀, 여전한 기량을 뽐냈고 지난 2014 시즌에도 18승을 차지하면서 전체 4위에 랭크됐다. 또 이영호는 최연소, 최단기, 최소 경기 프로리그 100승, 200승 기록까지 달성하며 연패를 제외한 프로리그의 모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9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영호는 여러 일을 겪었다. KT가 세대 교체를 단행하는 동안 팀 성적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혼자 다승 순위 상위권에 랭크되며 소년가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무리한 경기 출장으로 인해 어깨 근육이 엇자라면서 수술대 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스타2로 전향하는 과정에서 종족을 바꿀지 고민도 했다. 프로게이머가 겪을 수 있는 산전수전을 모두 겪었다.

이영호가 9년 동안 프로리그를 지키는 동안 택뱅리쌍은 모두 흩어졌다. 김택용은 선수 생활을 그만하기로 결정하면서 공식 리그에서 빠졌고 송병구는 플레잉 코치로 전향하면서 2015 시즌 팀을 지휘하는 지도자로 변신했다. '리쌍'의 한 축이었던 이제동은 미국에 기반을 둔 EG로 이적하면서 프로리그와 연을 끊었다. 유일하게 프로리그에서 선수로 뛰고 있는 사람은 이영호 뿐이다.

이영호에게 e스포츠 관계자, 팬들이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이렇다 할 원톱이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영호가 보여줬던 불굴의 정신, 끝판왕으로서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이영호의 현재 컨디션은 아무런 이상이 없다. 내부 평가전에서도 여전히 상위권에 올라 있다. 프로리그 4연패, 공식전 11연패라는 심적 부담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 밝게 생활하고 있다.

이번 연패는 이영호의 프로게이머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될 수도 있다. 패배에 익숙지 않았던 이영호가 뒤를 돌아보고 권토중래할 수 있는 시기다. 아직 겨울잠을 자고 있는 이영호가 하루 빨리 깨어나서 리그를 호령하는 호랑이가 되길 바란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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