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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강형석의 눈물

3위를 차지한 뒤 아쉬움에 눈물을 보였던 강형석.
3위를 차지한 뒤 아쉬움에 눈물을 보였던 강형석.
인터뷰를 하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선수를 자주 보기는 어렵다. 고생하다가 우승을 한 것도 아니고 단순히 한 경기에서 승리하고 난 뒤 울컥하는 선수를 보면 어떤 사연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우면서도 왜 그런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의 이유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위로한다. 기자와 인터뷰이의 관계를 떠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느껴지는 공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26일 서든어택 챔피언스 리그 3~4위전이 끝난 뒤 이엑스포의 에이스 강형석은 인터뷰를 하면서 그동안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는 차분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전했다. 밝은 모습으로 주위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던 선수였기 때문인지 강형석의 가라 앉은 목소리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서든어택 천재 라이플러로 불렸던 강형석은 성실하게 연습하고 리그를 준비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항상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강형석은 리그를 끝내고 난 뒤 후회를 별로 하지 않는다. 경기 결과를 그대로 받아 들이고 다음에 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은 달랐다. 3위를 차지했고 승자 인터뷰를 하던 강형석은 갑자기 말을 잇지 못했다. 혼자 울먹이다가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기 때문에 우승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나 크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인터뷰를 진행하던 기자실에는 적막이 흘렀다. 당연히 다음 시즌에도 나올 것이라 생각했던 강형석 입에서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강형석은 다음 시즌에는 복학해야 하기 때문에 대회에 출전할 수가 없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운 3위였다. 다음이 없었기에 강형석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후회를 할 수밖에 없었다. 열심히 했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던 것이다.

강형석이 어떤 마음으로 지금까지 서든어택 리그에 참가했는지 잘 알고 있기에 기자실에도 눈물기가 감돌았다. 흔한 눈물이 아닌 정말 열심히 한 선수들만이 흘릴 수 있는 눈물이기에 더욱 값졌다.

개인적으로는 강형석이 다음 시즌에도 팬들을 찾아왔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는 선수가 성공한다는 것을 선수들에게 보여주기를 바란다. 사정이 되지 않아 차기 시즌에 나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강형석이 보여준 열정과 우승을 향한 의지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열심히 노력한 자여, 이제는 편하게 웃기를!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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