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안성호 vs 정재운의 경기에서는 현존 최고의 콤비네이션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단체전 제닉스스톰X와 티오피의 대결에서는 마지막 자존심까지 끌어올린 동직업전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 주 단체전 경기는 역대 던파리그 경기 중 TOP3 안에 들 정도로 긴장감 넘치고 멋진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주차를 거듭할수록 더욱 향상되어 가는 선수들의 실력에 즐거움과 고마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그 누구보다도 오랫동안 또 최선을 다해 던파리그를 지켜 온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 역시도 선수 시절로 돌아가 그때 그 두근거림을 함께 공유하는 듯 합니다.
이제 단체전 결승전의 빈 자리는 단 하나. 4강 경기도 마지막 한 번만을 남겨 두고 있습니다. 지난 주 압도적인 콤비네이션을 보여줬지만 아쉽게 탈락했던 안성호의 'RBL에이스'와 리그 최초의 양대 우승자, 권민우가 속한 '전1설' 간의 대결입니다.
◆차광호는 '!', 권민우는 '?'
지난 리포팅에서 소개해 드린 것처럼, '전1설' 팀의 에이스는 사령술사 권민우와 여스핏파이어 김진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8강 토너먼트에서 뚜껑을 열어보니, 로그 차광호의 실력은 예상을 뒤엎는 단단함을 갖고 있었죠.
단체전 1경기인 3:3 대장전에서 '전1설'의 김진이 상대팀 여런처에게 아쉽게 패배한 상황에서, 차광호는 상대팀의 여런처, 여그래플러, 여스커를 모두 여유있게 제압하며 데뷔전 올킬을 달성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다른 로그 선수들이 엑셀 스트라이크 콤보의 성공률에 아쉬움이 컸던 상황에서, 차광호의 깔끔하고 확실한 '엑셀 스트라이크' 콤비네이션은 '느낌표' 그 자체였죠.
반대로 기대를 모았던 권민우와 김진의 경기는 '물음표'였습니다. 평균 이상의 플레이를 보여주긴 했지만 몇번의 콤보 실수가 있었고, 과거 장점으로 평가받던 과감함이 아직까지는 발휘되지 못하는 모습이었거든요. 상대팀에 안성호, 박운용 등의 경험 많은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경기의 승리를 위해서는 권민우와 김진의 경기력 부활이 절실해 보입니다.
◆개인전의 아쉬움, 단체전에서 재기를 노리는 안성호
'바보개'라는 우스꽝스러운 아바타, 어딘가 어설픈 듯한 승리 후 댄스 세리모니, 종잡을 수 없는 기복을 보이는 경기력. 바로 '아수라' 안성호의 표면적인 모습들을 묘사하는 문장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이런 단편적인 모습들만을 보고 그를 평가하기엔 안성호의 내공은 굉장히 깊습니다.
'귀문반'을 이용한 콤보는 중력보정을 무시하고, 각인 1개짜리 '부동명왕진'은 상대의 멘탈을 박살냅니다. 여기에 공격시마다 변화무쌍한 표정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바보개' 아바타까지. 현재 생존한 던파 선수들 중 안성호는 가장 스타성 높은 선수임에 분명합니다.
단체전 경기에서 'RBL에이스'의 의존도는 에이스 안성호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경험 많은 '배틀메이지' 박운용은 캐릭터 상성이 그다지 좋지 않고, '로그' 김성진과 '엘레멘탈마스터' 정기욱은 무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결국 이 팀은 안성호에 대한 기대로 이끌어가야 하는 팀인데, 단체전 엔트리 규정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습니다.
안성호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단체전 규정을 몇가지 요약해보면,
1. 4명의 선수는 3경기까지 무조건 1번은 출전해야 한다.
2. 5경기 종료시까지 각 선수는 무조건 2번 출전해야 한다.
3. 각 선수의 출전 횟수는 3회로 제한한다.
그리고 경기 순서는 '3:3 대장전-1:1 개인전-2:2 팀전-3:3 대장전-1:1 개인전' 으로 진행돼죠.
RBL 에이스가 활용할 수 있는 엔트리 전략은 2가지입니다.
첫번째, 4경기까지 안성호의 출전 횟수를 모두 소진할 경우. 1경기 대장전, 2경기 개인전, 4경기 대장전에 안성호를 모두 내보내는 작전입니다. 이 경우 4경기까지 승부를 보지 못하면 5경기 에이스결정전에 안성호는 출전할 수 없습니다.
두번째, 에이스 결정전을 위해 안성호의 출전 횟수를 아끼는 경우.
1경기 대장전, 2경기 개인전(혹은 4경기 대장전)에 안성호 카드를 쓰고, 2:2 상황에서 5경기까지 승부를 끌어가는 작전입니다. '전1설'의 캐릭터 상성을 봤을 때 마지막 에이스결정전은 마도학자나 로그가 나올 가능성이 높으므로, 상대할 수 있는 아수라를 후면 배치하는 방법이죠.
해설위원의 시점으로 봤을 때는 풀세트 접전이 펼쳐지는 두번째 전략이 좋겠지만, 승리를 위해서는 'RBL에이스'가 첫 번째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승률이 높아 보입니다.
특히 상대팀에 사령술사, 마도학자, 여스핏파이어가 속해 있어 팀전 승리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2번의 대장전과 1번의 개인전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입니다.
물론 이 경우, 마지막 에이스결정전은 경험 많은 박운용의 손에 달려 있겠네요.
이제 이번 6주차 액션토너먼트가 끝나면 결승 진출자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즐거운 7주차 이벤트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지난 주 못지않은 역대급 명경기가 이번 주에도 펼쳐지길 기대하면서, 오늘의 리포팅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정준 해설 위원
정리=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