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재중이 미국에서 플레이하는 비디오를 본 안 감독은 "전혀 성장하지 않았어. 무엇보다도 대체 이 팀은 뭐냐? 각자 제멋대로 플레이할 뿐 모든 게 엉망이야"라는 말로 조재중의 팀을 평가한다.
이후 조재중을 잊었던 안 감독은 그가 미국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농구 선수 생활까지 포기했으며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안 감독은 조재중의 어머니를 만나 조재중이 남긴 편지를 받고 큰 깨달음을 얻는다.
채광진의 2군 추락에 대해 북미 지역 e스포츠 매체들은 혹평하고 있다. 2013 시즌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 큰 공을 세웠던 채광진이지만 "최근 플레이를 보면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더스코어(http://www.thescoreesports.com)라는 매체는 '어떻게 월드 챔피언이 벤치로 갔나(Keeping Keith: How a World Champion Got Benched)'라는 기사에서 2013년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는 '임프' 구승빈도, '우지' 지안지하오도 아닌 채광진이었다고 평가했다. '페이커' 이상혁과 함께 팀을 이끄는 쌍두마차였고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서 누구도 올리지 못한 최고의 성적을 낸 선수라고 추켜 세웠다.
이후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2014 시즌 하반기 채광진이 속한 SK텔레콤 T1 K는 국내 리그에서 지지부진한 성적을 거뒀고 그 원인이 채광진에게 있다고 파악한 이 매체는 채광진이 한국을 떠나 북미 팀인 커즈 게이밍에 입단한 것도 한국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2015 시즌에 들어가기 전 "베인으로 플레이해도 북미 지역을 평정할 수 있다"고 패기를 보였고 실제로 북미 챔피언십 시리즈 공식전에서도 베인을 택했지만 첫 경기에서 패했다.
더스코어는 "베인을 선택한 것은 1주차에 나서지 못한 채광진을 달래기 위한 리퀴드의 방침이기도 하지만 최근 유행하는 전략의 흐름에 있어 베인이 갖고 있는, 채광진이 갖고 있는 한계를 보여주는 일"이라 평했다.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한두 사람이 경기를 지배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더 스코어는 "아무리 좋은 선수가 있더라도 팀이 융화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으며 개인 성적이 빼어나더라도 팀이 이기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는 말로 채광진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분명한 사실은 농구와 리그 오브 레전드는 5명이 진행하는 팀경기라는 점이다. 한 명의 빼어난 스코어러가 있다 하더라도 팀이 질 수 있다. 오히려 주전 5명이 10점대 득점을 하더라도 끈끈한 조직력을 이뤄내는 팀의 승률이 더 높다.
채광진이 미국 무대에서 실패를 경험하지 않기 위해서는 낭중지추처럼 튀어나온 못이 아니라 점토처럼 단단하게 뭉쳐 하나가 될 필요가 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