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석은 솔로킹 토너먼트에 출전하는 날마다 독특한 이슈를 몰고 왔다. 스트리밍 채널인 아주부TV를 통해 생중계된 이번 솔로킹 토너먼트는 메인 화면 우측에 실시간 채팅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창석은 자신의 경기가 있거나 동료의 경기가 있을 때 채팅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GBM'이라는 대화명으로 로그인한 이창석은 대회 초반에는 짧은 말을 남기고 사라졌지만 8일 4강과 결승 때에는 자신의 경기가 없을 때면 채팅방에 상주하면서 팬들과 직접 대화를 나눴다.
이창석이 팬들과 대화를 시작하자 진에어 그린윙스 선수들도 한 명씩 채팅방에 등장해 분위기를 띄웠다. 오규민과의 결승전이 진행되는 동안 채팅방은 이창석을 응원하는 팬들이 훨씬 많았다. 온라인상의 응원이긴 했지만 팬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이창석은 1세트를 패한 뒤 내리 두 세트를 가져가며 2대1로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주목할 부분은 우승한 이후의 행보다. 중계진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창석은 "우승을 기원해준 팬들 중 한 명에게 10만 원을 드리겠다"고 약속했고 곧바로 실천했다. 아주부TV를 통해 시청한 팬 가운데 한 명을 뽑아 10만 원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창석이 상금 중 일부를 팬에게 주기로 한 이유는 간단하다. 프로게이머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솔로킹 토너먼트가 진행되는 동안 아주부TV에서 자신의 경기를 봐주지 않는다면 이창석의 선전, 우승 과정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명의 시청자라도 더 보도록 하기 위해 이창석은 채팅방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눴고 우승 이후에는 팬에게 상금을 주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많은 팀들이 팬을 유치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고 큰 돈을 쓰고 있다. 진정한 팬 서비스는 선수 하나로 인해 만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팬 프렌들리'는 그리 멀리 있지 않으며 최고의 팬 서비스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