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막전을 치르는 A조에는 지난 시즌 챔피언 김정민, 'BJ 섭이'로 더 유명한 김승섭 그리고 이번 시즌 처음으로 개인전 본선 무대를 밟은 최현석이 속해 있습니다. 김정민과 김승섭은 워낙 많이 알려진 선수지만 최현석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잘 모른다"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김정민과 김승섭과 한 조에 속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최현석이 운이 없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왠지 1조에서 이변이 일어날 것 같다"고 예상하는 선수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왜일까요? 아마도 바늘구멍 뚫기보다 더 어렵다는 예선을 뚫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피파온라인3 스카우팅 리포트 첫번째 시간에는 A조 다크호스 최현석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나이가 믿기지 않는 초절정 동안
처음 최현석을 만났을 때는 20대 중반의 나이에 군대에서 막 제대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선수가 챔피언십 최고령 선수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외모에서 풍겨지는 이미지는 무척 어려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현석은 사람들의 믿음을 배신(?)했습니다. 그는 1983년 돼지띠, 한국 나이로 올해 33살인 백전노장이었습니다. 주민등록증을 확인해야지만 믿을 수 있는 나이입니다. 챔피언십 최연소 참가자와는 띠동갑이 넘습니다. 상위 라운드로 가면 조카뻘 되는 선수와 경기를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중요한가요(웃음). 피파온라인3는 피지컬도 중요하지만 정신력도 중요하고 경험도 중요해요. 나이가 많다고 못할 게임은 아니라는 이야기죠. 33살도 충분히 본선에 오를 수 있는 게임이니 노장들도 도전해 보세요(웃음)."
A조에서 가장 어려(?) 보이지만 가장 나이가 많은 최현석은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다른 선수들보다 연습 하는 시간이 당연히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큰 고민은 하지 않더군요. 연륜에서 나오는 여유로움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하네요.
◆다크호스로 불리는 이유는?
처음 진출한 선수에게 무조건 '다크호스'라는 명칭을 붙이지는 않습니다. 그 선수의 잠재력이 인정될 때만 '다크호스'라는 호칭이 붙기 마련이죠. 최현석에게는 '다크호스'라는 명칭이 어울립니다. 그가 예선 때 보여준 잠재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기 때문입니다.
"바늘구멍 통과보다 어렵다는 256강 예선을 뚫었는걸요. 256명 중 단 4명을 선발하는 말도 안 되는 경쟁률을 뚫어내다 보니 사람들이 오히려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아요. 저로서는 기분이 나쁘지 않죠."
◇2014년 7월 19일 잇츠클래식 소속으로 출전했을 당시 최현석의 플레이 영상
최현석을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본선으로 가는 마지막 경기에서 최현석은 2014 시즌1 초대 우승자인 김민재를 제압했습니다. 난적을 만났지만 당시 최현석이 보여준 침착한 경기 운영은 주변 선수들을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김)민재로 상대가 결정됐을 때만 하더라도 진짜 운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지난 2014년에도 계속 본선으로 가기 직전에 강한 상대들을 만나 패한 경험이 있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어요. 마음을 비우고 갔거든요."
예선을 치렀을 때 최현석은 본선에 무조건 올라가겠다는 마음이 아닌 놀러 가는 마음이었다고 합니다. 기대를 가지고 예선을 치렀을 때 계속 고배를 마셨던 경험이 있는 최현석은 이번 예선은 즐기자는 생각으로 임했고 결국 바늘구멍을 뚫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역시 즐기는 자가 최고인가 봐요(웃음).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하니 안 따르던 운까지 따르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시즌도 욕심 내지 않고 경기장에 놀러 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겁니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절대 좌절하지 않을 생각이고요."
◆공격은 날카롭게, 복수는 받은만큼
최현석은 스스로를 "공격을 무척 좋아하는 선수"라고 평가했습니다. 심심하게 시간 끌고 수비만 하는 플레이는 성격상 맞지 않는다며 나도 상대도 보는 사람도 재미있을 수 있도록 화끈한 공격 축구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현석도 느긋하게 상대를 약 올리며 수비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바로 시간 끌고 수비만 하는 선수를 만날 때인데요. 최연석은 확실하게 복수하기 위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법으로 상대보다 더 시간을 끄는 플레이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한 선수를 만났을 때와 수비만 하고 시간 끄는 선수를 만났을 때 완전히 다른 저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당한 것은 그대로 돌려주는 편이라서요(웃음). 경기를 재미 없게 하는 선수는 철저하게 '노잼' 플레이로 응징하겠습니다(웃음)."
목표를 우승이라고 말하지 않는 유일한 선수. 하지만 누구보다 리그를 즐길 마음 가짐이 돼 있는 선수. 잃을 것이 없기에 어떤 플레이를 할지 더욱 기대되는 선수. 백전노장 최현석의 플레이를 이제 지켜보는 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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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팅 리포트] 즐길 줄 아는 '백전노장' 최현석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