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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최선

[기자석] 최선
리그 오브 레전드 2015시즌 랭크 게임이 시작됐습니다. 기자는 새 시즌을 맞아 새로운 각오로 랭크 게임을 시작했지만 아직 배치고사조차 마치지 못했습니다.

배치 시즌마다 출몰하는 트롤러로 인한 스트레스도 적지 않게 작용했지만 넘치는 의욕만 앞세워서인지 스스로도 좋은 플레이를 지속하지 못한 부분이 큽니다. 순간의 판단 착오와 정교하지 못한 스킬 구사로 인해 유리하던 게임을 그르치게 만들고 나면 팀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할 염치조차 없어집니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이죠.

프로 선수들에게도 최선을 다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경기 초반 승부가 기울었다고 포기한 듯 건성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팀이나 선수를 보면 저절로 눈쌀이 찌푸려집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그 상황에서 가장 좋은 수를 찾아내려 노력하고 이를 실행하는 팀에게는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죠.

중국 비시게이밍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타' 조세형이 불성실한 태도로 경기에 임했다는 이유로 팀 차원의 벌금 징계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벤트 매치에서 서포터로 잘 활용되지 않는 챔피언인 제이스를 고른 것도 모자라 한 손으로 경기를 치렀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정확한 정황이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고 조세형 본인의 입장도 들어봐야 할 사안이지만 조세형이 해당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바꿔 말하면 태업을 한 셈이 됩니다.

프로의 세계에서, 그것도 용병이 태업을 하는 것은 중대한 문제입니다. 야구와 축구 등 용병을 도입하고 있는 국내 프로 스포츠에서도 용병 태업에 대한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가장 가까이는 지난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히메네스의 예를 들 수 있겠네요. 히메네스는 지난해 시즌 초반 불방망이를 휘두르다 부상을 이유로 드러누워 고의 태업 의혹을 받았습니다. 롯데 성적은 물론이고 팀 분위기까지 엉망이 됐고, 히메네스는 결국 퇴출됐습니다.

성적이 부진하거나 잔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것은 이해해도 태업을 하는 선수에게 관용을 베푸는 팀은 많지 않습니다. 이는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여러 명이 팀을 이뤄 진행되는 스포츠에서 한 명이 의욕을 잃는다면 연쇄작용이 다른 선수들에게까지 그대로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5명이 하는 게임이어서 한 명이 게임을 포기하면 이기기가 불가능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조세형은 롤드컵 우승 경력을 지닌 용병으로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선수들보다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조세형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의사소통이 긴밀하게 되지 않는 중국 선수들에게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물론 조세형에게도 사정이 있을 겁니다. 롤챔스와 롤드컵 제패에 고액 연봉까지, 이미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로 이룰 것은 다 이룬 입장에서 온라인 이벤트 매치는 크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을 겁니다. 함께 팀을 이룬 선수들이 삼성 화이트에서 함께 뛰던 롤드컵 멤버들에 비해 실력이 모자란 부분도 조세형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의 어려움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어쩌면 이번 일의 빌미를 다른 선수가 제공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징계 사안은 전적으로 조세형이 책임져야 할 부분입니다. 이유가 어떻게 됐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일은 프로로서 실격이니까요. 팬들이 '마타'에게 열광한 건 단순히 많은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 아닙니다. 많은 승리 속에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죠.

최선을 다하지 않는 선수의 경기는 볼 가치가 없습니다.


[데일리게임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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