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일어났다. 세계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가장 잘한다고 알려진 한국 지역에서 전승 행진을 달리고 있던 GE 타이거즈와 1라운드 2위에 랭크됐던 CJ 엔투스가 출전하면서 한국 팀간의 결승전이 예상됐지만 두 팀 모두 8강과 4강에서 각각 탈락하면서 충격을 안겼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한국은 분명히 최강국이었다. 2013년과 2014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한국팀은 외국 대표팀들을 맞아 압도적인 스코어 차이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서비스된 시기가 2011년말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한국은 신흥 강호라 불릴 만했지만 실력이 워낙 압도적이었기에 헤게모니 국가가 됐다.
그렇지만 2015년 들어 처음으로 열린 국제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들은 보기 좋게 뒤통수를 맞았다. 한국 팀에게 충격을 안긴 팀은 미국 대표 TSM과 중국 대표 WE였다. 8강 B조에 속한 CJ는 승자전에서 TSM에게 패배했고 최종전에서 WE에게 일격을 당하며 탈락했다. 4강에서는 GE 타이거즈가 WE에게 1대2로 패하면서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2014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이후 5개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한국은 인적 자원을 잃었다. 외국 팀들은 한국에서 뛰고 있던 주전 선수들을 영입했다. 높은 연봉을 제시하고 훌륭한 조건을 내걸었다.
이번 IEM 월드 챔피언십에서 한국 팀을 제압한 TSM과 WE에는 한국 선수와 지도자가 속해 있다.
TSM에는 1년 전에 건너간 서포터 '러스트보이' 함장식이 선수로 활동하고 있고 '로코도코' 최윤섭이 코치로 뛰고 있으며 WE는 정글러 '스피릿' 이다윤과 원거리 딜러 '미스틱' 진성준이 선수로, '훈' 김남훈이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가 범세계적으로 열리면서 한국 선수들에 대한 러브콜이 엄청나게 들어오고 있다. 2014년 월드 챔피언십 이후 한국 선수들과 지도자 자원이 빠져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선수들을 찾는 요청은 이어지고 있다.
IEM 월드 챔피언십을 통해 한국 최고가 곧 세계 최고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한국 선수들이 세계 각국으로 영입되면서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는 상황을 인식했다. 한국 지역에서 뛰고 있는 팀들은 내부 경쟁에만 신경 써서는 더 이상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한계를 맞이했다. 위기 의식을 갖지 않으면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한국 지역에서 뛰고 있는 게임단에 대한 인프라 강화 등이 절실하다. 선수들에 대한 처우 강화는 물론, 게임단 또한 코칭 스태프 보강, 전력 분석원 도입 등을 통해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