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소개한 강성훈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 2015 시즌1 12강 풀리그에서 B조 1위로 8강에 진출하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됐는데요. 챔피언이 선택한 우승후보임을 증명하면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습니다. 강성훈의 활약 때문에 수비 최강으로 불렸던 양진모는 탈락의 수모를 겪어야 했죠.
이번 주에 만나볼 선수는 이보다 더 솔직한 인터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거침없는 답변을 했습니다. 자신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피파온라인3를 잘 모른다"며 솔직하다 못해 황당한 발언을 한 이 선수. 오늘 피파온라인3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만나볼 선수는 지난 시즌 첫 올킬의 주인공 정찬희입니다.
모든 선수들이 만만하게 보면서도 또 모든 선수들이 전혀 예측이 불가능한 선수로 꼽혔던 정찬희. 왜 그가 선수들에게 이토록 관심의 대상이 됐을까요? 이번 주 스카우팅 리포트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탑12명 중 가장 만만한 선수?
정찬희는 이번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 2015 시즌1 본선에 진출한 12명이 뽑은 '붙으면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선수' 1위로 뽑혔습니다. 원창연, 안천복, 고건영 등 세 명이 정찬희를 '만만한 선수'로 지목하면서 세 표로 1위에 등극한 것입니다.
정찬희를 뽑은 세명을 제외하고도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정찬희의 실력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지난 시즌 팀전에서 가장 먼저 올킬을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던 정찬희에게 조금은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나 막상 정찬희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왜일까요? 정찬희는 선수들이 자신의 실력을 왜 낮게 평가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찬희는 "아마도 개인 방송에서 재미를 위해 설정으로 하고 있는 것들이 나를 가볍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저런 변명을 늘어놓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피파온라인3를 잘 몰라요(웃음). e스포츠에서는 '게임도 잘 모르는 사람들'을 '겜알못'이라고 부르더라고요(웃음). 전형적인 '겜알못'이 저에요. 그냥 게임을 하는 것이지 상대를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는 일 자체를 할 수가 없어요. 게임을 잘 모르는데요(웃음)."
스스로를 '겜알못'이라 부르는 정찬희.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가혹할 정도로 냉정한 정찬희. 하지만 스스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오히려 정찬희가 더 무서운 플레이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인정하는 '연습량'
정찬희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는 선수들도 정찬희에 대해 인정하는 사실 하나는 있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연습량'입니다. 방송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찬희는 정말 게임을 많이 합니다. 연습량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합니다.
첫째주와 둘째주 스카우팅 리포트 주인공이었던 최현석과 강성훈은 "정찬희의 연습량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 강성훈은 "정찬희처럼 연습을 많이 하는 선수가 성적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노력하면 이길 수 있는 게임으로 피파온라인3가 거듭나지 않겠나"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 2014 시즌2 팀전 결승전에서 2킬을 기록했던 정찬희의 플레이 영상.
정찬희는 연습을 하기 보다는 그저 게임을 많이 할 뿐이라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이기기 위해 연습하는 것이 아닌 그저 게임이 재미있어서 많이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모두가 무시하는 상황에서도 그는 당당하게 본선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를 1승 상대로 보면서도 그의 실력을 이제는 무시하는 선수는 없지 않을까요?
"솔직히 저를 무시하는 선수들이 이해가 되긴 해요. 예전 다른 리그에서 좋지 않은 실력을 보여준 적이 있거든요. 그때는 내가 보유한 팀으로 했는데 우승한 선수와 구단가치가 3배 정도 차이가 났던 것 같아요. 물론 완전히 팀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작용했던 것은 사실이거든요."
남들의 무시를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고 있는 정찬희. 만약 이번에 모두의 예상을 깨고 8강을 넘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간다면 더 이상 그에 대한 유독 낮은 평가가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이번 시즌 목표는 우승!
심하게 겸손하다는 생각이 들 무렵 정찬희는 덤덤하게 "이번 시즌 목표는 우승"이라며 포부를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피파온라인3에 대해 잘 모른다", "내 실력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며 겸손 모드였던 정찬희의 모습과는 전혀 반대되는 발언이었기 때문입니다.
"분석을 하지 않는다고 우승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원래 이변이 일어나야 경기도 재미있고 리그도 흥미진진해지는 것 아니겠어요? 그 이변의 주인공이 제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고요. 제가 우승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웃음)."
장난인 듯 장난 아닌 장난 같은 목소리로 '우승'을 이야기하는 정찬희. 사람 좋게 웃는 그의 모습 안에는 자신을 무시했던 선수들에게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독기가 있지 않을까요? 아마도 28일 경기에서 모든 것이 결판 날 것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