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도 MSI 준우승은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세계 최강의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이 모여 있다는 한국을 제패하고 출전했기에 더욱 그렇다. 아무리 한국 선수들이 속한 EDG라고 하지만 패배는 여전히 충격적이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SK텔레콤의 준우승을 예견하는 분석이 많았다. 풀리그 1일차에서는 손쉽게 3승을 따내면서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2일차부터 SK텔레콤의 스타일이 분석되면서 어려운 경기를 풀어갔기 때문이다. 유럽 대표 프나틱, 동남아 대표 ahq를 상대할 때 SK텔레콤은 10킬 이상 차이를 뒤집으면서 간신히 승리했다.
팬들에게는 짜릿한 역전승으로 다가올 수 있었지만 SK텔레콤과 현지에서 경기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에게는 한국 수준과 세계 수준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으로 비춰졌다. 여기에 프나틱과의 준결승전에서 3대2로 간신히 승리한 사례까지 덧붙여지면서 SK텔레콤이 EDG와의 결승전에서 질 확률이 높다는 예상도 나왔다.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SK텔레콤은 2대3으로 EDG에게 패했다. 챔피언스 결승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출국해서 현지 적응이 어려웠던 것도 원인이 될 수 있고 SK텔레콤이 추구하는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할 수 없는 MSI의 6인 로스터가 원인이 됐을 수도 있다.
지금 시점에서 SK텔레콤의 패배 원인을 찾는 것은 모두 변명에 불과하다. 준우승은 준우승이다.
SK텔레콤과 한국의 LoL e스포츠는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난 IEM 월드 챔피언십에서 GE 타이거즈와 CJ 엔투스가 결승조차 올라가지 못한 이후 챔피언스에서 다양한 시도가 늘어나고 연구, 분석이 진행됐던 것처럼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국 최고는 곧 세계 최고가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됐다. 단기적으로는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대회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팀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선수들에 대한 처우를 높여야 한다. 외국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큰 돈을 받으면서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있음을 감안해야만 한국이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이번 MSI에 참가한 팀들은 각 지역의 스프링 시즌 우승팀이기에 월드 챔피언십에 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월드 챔피언십 무대에서 또 한 번 좌절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의 e스포츠 전체가 각성해고 분발해야 한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준우승이 전해준 값진 교훈이다.
미국(플로리다)=남윤성 기자(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