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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메르스 딜레마

[기자석] 메르스 딜레마
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알려진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이하 메르스)로 인해 전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주민들은 외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 초동 대처가 미흡했던 탓에 1차 감염자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얼마나 많은 2차, 3차 감염자가 나올지 알기 어렵습니다.

e스포츠 업계에서도 메르스를 의식해 행사를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넥슨은 서든어택 리그를 연기했으며 한 지자체는 신규 대회 발대식 행사를 취소키로 했습니다. 대회 일정이 사전에 정해져 취소나 연기를 하기 어려운 대회 주최측은 현장에 손 세정제나 마스크를 준비해 관람객들이 보다 안전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보입니다. 가장 인기 있는 e스포츠 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이하 롤챔스)나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현장은 메르스 이전과 큰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e스포츠 대회장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확진자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e스포츠와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e스포츠 경기장은 밀폐된 공간이고 경기 지속 시간은 2시간 이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메르스 감염자가 경기를 직접 관람한다면 함께 관람한 이들은 물론이고 선수나 코칭스태프, 대회 주최측 관계자들까지 전염 위험에 노출되게 됩니다.

물론 메르스 발생 수 개월 전에 짜여진 일정으로 치러지는 대회를 당장 중단하거나 취소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롤챔스 같은 경우는 단순한 국내 대회가 아니라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라는 국제대회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국내 사정으로 인해 여러 나라 팀들이 참여하는 롤드컵 일정까지 변경하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프로리그 역시 2015시즌 일정이 연초에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 일정을 틀어버리면 주최측과 참가 팀들은 여러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관중 경기, 또는 인터넷 상으로 대회를 진행하는 것은 어떨까요. 미리 짜여진 대회 일정을 소화하면서 대회 현장에서의 메르스 전염 위험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절충안이 될 수 있을 겁니다.

e스포츠 주요 대회는 대부분 포털이나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시청할 수 있습니다. 열성팬들의 현장 관람은 어렵겠지만 e스포츠 업계의 메르스 전염 방지를 위한 노력은 이해해줄 것입니다. 메르스 이슈가 사그라들면 언제든 다시 현장 관람을 재개하면 됩니다. 롤챔스의 경우 입장권 판매 수익 감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다른 스포츠 종목에 비해 작은 규모이기에 무관중 경기 결정에 크게 작용할 요소는 아닙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유럽 프로축구에서도 무관중 경기는 종종 치러집니다. 가장 최근의 예는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4월30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 경기를 무관중 경기로 치렀습니다.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척추에 상처를 입고 사망한 프레디 그레이 사건 이후 볼티모어 지역에서 항의 시위가 거세지자 오리올수 구단은 무관중 경기 이전 두 경기를 취소하고 추가 취소가 여의치 않자 관중 보호 측면에서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습니다. 연고지 주민들이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그대로 치를 수 없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오리올스는 경기 취소와 무관중 경기로 인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었지만 이후 어려운 결정 이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프로야구를 비롯한 프로 스포츠 단체에서도 무관중 경기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영방송 KBS는 주요 프로그램 녹화를 취소하거나 무관중으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많은 관중이 모이는 행사를 취소하거나 무관중으로 진행하라는 지침이 내려올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e스포츠 업계에서도 무관중 경기에 대해 심도 깊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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