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3세트 경기, 이대로 좋은가](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5062600123381999_20150626001441dgame_1.jpg&nmt=27)
시즌에 돌입하기 전에 4강 경쟁을 벌일 것으로 지목됐던 팀들이 대부분 상위권에 포진한 형국입니다. 상위권 팀들은 하위권 팀과의 경기에서 승수를 차곡차곡 쌓고 있습니다. 아나키가 개막전에서 나진을 제압한 것을 제외하면 큰 이변이라 할 경기도 없었습니다. 전력이 좋은 팀들이 상대적으로 약한 팀들을 잡는 결과가 시즌 내내 이어졌습니다.
이는 롤챔스가 3전2선승제로 진행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판 승부의 경우 선택금지에서의 변칙적인 전략이나 과감한 초반 전략 등으로 인해 약팀이 전력 격차를 극복하고 강팀을 잡을 여지가 있지만 3세트 중 두 판을 따내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변칙 작전에 첫 세트를 내준 강팀이 2세트부터 상대 핵심 픽을 금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3전2선승제 진행 방식은 주 4일 경기와 맞물리면서 리그의 질을 떨어뜨리는 듯한 인상마저 주고 있습니다. 최대한 초반 전투를 자제하고 CS 수급을 통해 성장한 뒤 드래곤이나 내셔 남작 출현 시점에 억지로 교전을 열고 이기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는 지루한 양상의 경기가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한 경기를 제대로 준비하기 보다는 기본기 위주로 승부를 보는 팀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시즌 롤챔스가 3전2선승제가 아닌 단판이나 두 세트만 진행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면 어땠을까요. 강팀들과의 경기서도 한 세트씩은 꾸준히 챙긴 아나키는 중위권을 넘어 상위권 경쟁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1대2 패배가 많았던 삼성 갤럭시 역시 지금보다는 순위가 높았을 것 같습니다.
경기 내용 역시 한층 박진감 넘쳤을 것 같습니다. 한 세트만 따내면 승리가 확정되거나 최소한 무승부를 이끌어내 승점을 추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약팀들도 최대한 사력을 다해 매 경기에 임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첫 세트를 내주고 난 뒤 2세트서 무기력한 경기 내용을 반복하는 팀들이 줄어들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강한 전력을 지닌 팀들도 여유를 부릴 상황이 주어지지 않을 겁니다.
중국 LPL과 대만/홍콩/마카오 지역 리그(LMS 리그)는 2세트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되고 북미와 유럽 LCS는 단판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됩니다. LoL 메이저 리그 중 유독 한국의 롤챔스만 3세트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데요. 리그의 질적 향상이나 순위 경쟁에서의 변수를 위해 세트를 줄이는 방안을 심도 깊게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