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리그 3라운드는 포스트 시즌에 들어가기 전까지 정규 시즌에서 엄청난 긴장감을 줬다. 6주차까지 1, 2위만 결정된 채 3, 4위 두 자리를 놓고 3위부터 7위까지 가능성이 있었고 7위에 처해 있던 CJ가 마지막 7주차에서 4위로 껑충 뛰어 오르면서 기적을 만들어냈다. 2014시즌 라운드 포스트 시즌 시스템이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승률 5할이 되지 않는 팀이 4강에 오르는 진기록도 낳았다.
롤챔스의 경우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 서머 시즌 1라운드가 마무리된 가운데 SK텔레콤 T1이 9전 전승을 달리면서 1위로 마쳤고 2위부터 6위까지 5개 팀이 6승3패, 5승4패로 한 경기 차이를 이루면서 상위권을 형성했다.
두 리그 모두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구도를 형성하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CJ 엔투스 팬이라면 프로리그 정규 시즌 3라운드는 마지막 경기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지켜봤을 것이다. 마지막 경기에서 SK텔레콤이 스베누를 3대0으로 완파하는 순간 CJ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을 것이다. 박용운 감독 휴대 전화에 너무나 많은 축하 전화와 문자 메시지가 와서 금세 배터리가 다 닳았다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했다.
롤챔스에서도 빅매치가 열리면서 관심을 받았다. 27일 1라운드 마지막 매치업이 1위인 SK텔레콤 T1과 2위인 진에어 그린윙스로 형성되면서 엄청난 화제를 만들어냈다. SK텔레콤이 지더라도 순위가 바뀌지는 않지만 연승 행진을 누가 끊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순위는 리그를 보는 재미를 제공한다. 프로리그나 롤챔스 모두 라운드 시스템을 도입한 상황이기에 순위가 곧 팀들의 실력을 뜻하며 높은 순위 팀들은 실력을 갖춘 팀, 재미를 주는 팀으로 인식된다.
그런 의미에서 리그의 흥행을 저해하는 팀도 있다. 스타2에서는 프라임, 롤챔스에서는 스베누 소닉붐이다. 두 팀은 같은 뿌리를 갖고 있다. 박외식 감독이 이끌고 있는 팀이다. 프로리그 3라운드에서 프라임은 7전 전패를 당했고 롤챔스에서는 9전 전패를 당했다. 풀리그에서 한 팀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KBO 리그를 보자. 올해 처음으로 KBO 리그에 참가한 KT 위즈는 시즌 초반 두 자리 연패를 당했다. 5월초까지도 승률이 2할을 넘지 못하면서 리그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KT 위즈는 대형 트레이드와 외국인 용병 교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며 변신을 시도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서너 구단과 3대4, 4대5 등 대형 트레이드를 시도했다. 팀을 창단할 때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할 것이라며 뽑은 선수까지도 과감하게 내주는 도박을 펼쳤고 이제는 상위권 팀들도 두려워할 정도로 전력이 강해졌다.
대기업 후원을 받는 상황이 아닌 프라임, 스베누 소닉붐에게 큰 돈을 쓰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상태 그대로 시즌 마감까지 패배만 당하는 팀으로 남아 있는 것은 리그에서 참가하고 있는 팀이나 리그를 사랑하는 팬을 위한 예의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변해야 사는 세상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