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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졸전과 명승부 사이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서머 시즌 경기서 지루한 경기가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페이커' 이상혁의 소속 팀인 SK텔레콤 T1은 참신한 챔피언 조합과 적극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를 마다하지 않는 공격적인 운영으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서머 시즌 경기서 지루한 경기가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페이커' 이상혁의 소속 팀인 SK텔레콤 T1은 참신한 챔피언 조합과 적극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를 마다하지 않는 공격적인 운영으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e스포츠 경기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가급적 쓰고 싶지 않은 단어가 '졸전'입니다. 경기 내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연습에 매진하는지 그 과정을 아는 입장에서 그들의 노력을 '졸전'이라는 한 단어로 평가절하하고 싶지 않은 마음때문입니다. 최근 2년 동안 단 한 번 썼을 정도로 사용을 자제하려 하고 있습니다.

요즘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경기를 보면서 '졸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서로 이렇다 할 교전 없이 20분을 넘기고 드래곤이나 내셔 남작이 나오면 그제서야 마지 못해 싸움을 열어볼까 각을 재는, 여의치 않으면 한쪽이 드래곤을 포기하고 다시 6분 동안 미니언 정리를 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너무 자주 연출되고 있습니다. 한쪽의 드래곤 스택이 5스택 직전인 상황에서야 억지로 교전을 열기 때문에 지루한 장기전이 자주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진 팀은 말할 것도 없고 이긴 팀도 딱히 포장하기 어려운 수준의 경기가 비일비재하다보니 경기 보도기사 제목으로 '졸전'을 썼다 지운 적도 많습니다. 딱히 잘한 선수도 없기에 따로 뽑아 쓰기 애매하고, 이긴 팀을 칭찬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는 경기를 보고 나면 딱히 제목을 뽑기 어렵습니다.

사실 명승부와 지루한 경기 사이에 큰 간극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무조건 공격적으로 임한다고 좋은 경기는 아니고, 수비 중심 전략을 쓰는 팀의 경기가 항상 지루한 것도 아닙니다. 싸울 때 싸우고, 뺄 타이밍에는 후퇴할 줄도 아는 팀이 강팀이고 좋은 성적을 낼 텐데요. 최근 반복되는 롤챔스 경기는 공방이 오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축구에서 수비수끼리 공을 주고 받으며 시간을 끄는 장면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구에서 9회말 만루 동점 3볼 상황에서 스트라이크를 던질 자신이 없는 투수가 의미 없는 견제구를 반복해서 던지는. 그러다 볼이 빠져 끝내기 실책으로 경기가 끝나는 느낌.

축구는 볼을 앞으로 보내야 골을 넣고 승리할 수 있습니다. 야구에서 투수는 스트라이크 존으로 공을 던져야 이닝을 마감할 수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킬을 올려야 이길 수 있습니다. 비록 킬 스코어로 승부를 가리는 게임은 아니지만 미니언만 공격해서는 넥서스를 철거할 수 없습니다. 결국 상대 챔피언과을 공격해서 잡아내야 상대 챔프 공백기 동안 건물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팬들은 보다 화끈한 경기를 원합니다. 내가 응원하는 선수가 솔로 킬을 올리고 상황에 따라 앞점멸이나 다이브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를 원합니다. 아직은 경기 내용에 대한 불만 댓글을 다는 정도인 팬들도 지루한 양상의 경기가 이어진다면 다른 콘텐츠로 관심을 돌릴 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심기일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졸전'이 아닌 '명승부'가 연일 연출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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