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모바일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m스포츠 프로젝트' 가동한다고 밝혔고 7월 셋째주부터는 시범 경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8월부터는 8주간 마비노기듀얼의 공식 첫 대회가 진행되며 9일 출시된 광개토태왕 역시 게임 내 대회를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오프라인 대회로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온게임넷의 계획도 비슷하다. 베인글로리라는 모바일 게임으로 모바일 e스포츠의 포문을 열겠다고 밝힌 온게임넷은 13일과 14일 월드 챔피언십 대회의 녹화를 마쳤고 오는 20일부터 4주 동안 방영할 계획이다.
국내 굴지의 게임 개발 및 서비스 회사와 e스포츠 방송사가 모바일 게임의 e스포츠화에 대한 실험을 시작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PC 중심에서 모바일 기기로 생활 패턴이 바뀌고 있으며 대부분의 게임들이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대세다.
분위기로만 봤을 때 모바일 e스포츠는 핑크빛 미래가 예약되어 있어 보인다. 넥슨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은 짧은 라이프 사이클을 늘리기 위해 PVP 중심 업데이트를 대부분 진행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1위부터 30위까지 평균 서비스 기간은 12개월이며 이 중 PVP 콘텐츠를 갖고 있는 게임은 약 73%다. 모바일 게임 라이프 사이클이 늘고 있고 이를 위해 PVP 콘텐츠가 활성화되는 만큼 모바일 e스포츠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
넥슨이 m스포츠 프로젝트에 넣은 광개토태왕은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며 온게임넷이 택한 베인글로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비슷한 AOS 장르다. 이전에 PC 게임으로 진행되어 e스포츠로 대성공을 거뒀던 게임들에서 모티브를 따왔기에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e스포츠로의 관건은 모바일 게임의 생명력에 있다. 모바일 게임은 수명이 짧다. 수명을 늘리기 위해 e스포츠화를 선택했지만 PC게임보다 수명이 짧은 것은 어쩔 수 없다. 생명이 짧으면 전문 선수로 나설 사람도 많지 않다.
두 번째는 인기도다. e스포츠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풀을 꾸준히 유지해야 하고 대전이 가능할 정도의 숫자를 확보해야 한다. 단순히 숫자만 많아서도 안된다. 해당 게임을 통해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정도의 슈퍼 플레이어도 필요하다.
세 번째는 환경이다. 모바일 게임은 기기의 영향을 많이 탄다. 이번에 발표된 모바일 e스포츠 게임들은 꽤나 무겁다. 휴대 전화로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태블릿PC에서 안정적으로 구동된다. 지속적으로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향상된다고는 하지만 기기의 영향을 배제할 수는 없다.
시대가 바뀌면서 e스포츠에 대한 기준도 바뀔 것이다. 넥슨과 온게임넷이 표방하고 나선 모바일 e스포츠가 e스포츠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e스포츠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PC 게임이 갖고 있는 인기를 따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피파온라인3, 던전앤파이터 등의 PC 게임은 이미 많은 팬과 이용자, 프로게이머들을 확보하고 있다.
e스포츠라는 생태계를 만들어 놓은 PC 베이스의 e스포츠는 이마 자신만의 성을 구축했다. 기존 e스포츠가 골리앗이라면 다윗에 비교할 수 있는 모바일 e스포츠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첫 발을 내딛은 모바일 e스포츠가 갖고 있는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성공 요소라고 언급한 생명력, 인기도, 환경이라는 세 요소가 개발사의 의지, 방송사의 능력, 이용자의 선호도와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어져서 새로운 시대의 e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