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호준은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혜성과 같이 나타난 선수였다. 카트라이더 리그 초반은 김대겸이 이끌었고 카트라이더 중흥기는 문호준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고 통통하고 흰색 안경을 쓰고 자신의 몸집만한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게임하던 문호준의 모습을 우리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문호준은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무려 7회 우승을 차지했다. 모든 종목을 통틀어 지금까지 어떤 선수도 이뤄내지 못한 성과다. 시간이 지나도 문호준은 계속 최고의 위치에 있었고 그가 걷는 길은 카트라이더 리그 전설이 됐다.
하지만 문호준은 카트라이더 리그가 팀전으로 바뀌면서 은퇴를 선언했다. 문호준의 장기 집권을 막기 위해 팀전으로 리그 방식이 변경됐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나왔다. 최고의 선수였던 문호준은 결국 팀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렇게 '황제'는 사라졌다.
문호준의 은퇴에 많은 사람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어쨌건 한 종목에서 전설로 남고 황제로 불렸던 선수의 마지막이 너무나 초라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사라질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년 6개월이 지나 문호준이 '귀환'했다. 팀전에서 우승해보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돌아왔다고 한다. '황제'라 불린 그도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 할 수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카트라이더 리그를 위해서라도 문호준은 다시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문호준이 돌아왔기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왕의 귀환'이 화제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문호준의 복귀전이 치러진 카트라이더 리그 개막전에는 입추의 여지 없이 사람들이 몰렸다. 그리고 여전히 최고의 실력을 보여준 문호준에게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전설들이 떠나가고 있는 e스포츠에 전설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참 반가운 일이다. 그리고 그가 전성기시절의 경기력을 보여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문호준이 성공적인 '왕의 귀환'을 알려 팀전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그는 영원한 '전설의 황제'로 남을 것이다.
문호준의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