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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미래 e스포츠는 어떤 모습일까

ESWC는 2015년 대회에서 트랙매니아2 종목에 MMOne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사진=ESWC.com 발췌)
ESWC는 2015년 대회에서 트랙매니아2 종목에 MMOne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사진=ESWC.com 발췌)
e스포츠라는 단어가 생겨난 지도 이미 십여 년이 훌쩍 흘렀다. 그동안 게임의 엔진과 그래픽은 처음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게 발전했고, 키보드와 마우스 같은 게이머들이 사용하는 장비들 또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왔다.

한때 게임화면을 온전히 출력하지 못해 FPS 게이머들에게 외면 받던 LCD 모니터도 이제는 프레임에 제한을 받지 않게 됐고, 볼 마우스를 분해해 묵은 때를 닦아내던 것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쯤의 추억이 됐다.

게임과 동시에 주변기기까지 함께 발전하며 프로게이머들은 더욱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이게 됐고, 주변기기 전문 업체들은 자사의 기기와 프로게이머의 실력 향상을 연관 지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는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조이스틱, 모니터가 주변기기의 전부였지만 앞으로 그 종류는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매년 가을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일렉트로닉 스포츠 월드컵(이하 ESWC)은 2015년 대회에서 레이싱 게임인 트랙매니아2: 스타디움 종목에 MMOne이란 장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가상현실 기기인 오큘러스 리프트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MMOne은 모든 방향에서 최대 720도 회전이 가능한 착석도구다. 트랙매니아2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MMOne에 앉아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 기기의 도입여부가 기존 선수들의 경기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지는 차치하고, 지난 6월 공개된 MMOne 소개 영상은 누구나 한 번 쯤은 도전해보고 싶을 정도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서울 몇 곳에는 '레이저 서바이벌장'이 있었다. 어둑하고도 사이버틱하게 꾸며진 공간에서 갑옷 같은 장구를 착용한 채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서로를 향해 레이저건을 쏘는 게임이었다. 상대의 가슴이나 등에 보이지 않는 레이저를 적중시키면 카운터에 연결된 PC에서 각 참가자의 점수를 측정해 순위를 매기거나 승리 팀을 가렸다.

레이저 서바이벌은 언제나 보장된 재미를 제공했지만 당시 어린 연령층이 즐기기엔 너무 부담스러운 요금과 부족했던 홍보 등 여러 가지 문제로 더 이상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시대를 너무 앞서나간 비운의 레포츠였다.

그러나 이제 전 국민이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됐고, 앞서 말한 대로 주변기기는 발전을 거듭해 결국 오큘러스 리프트를 사용한 e스포츠까지 즐길 수 있게 됐다. 오큘러스 리프트나 MMOne 같은 가상현실 기기는 게이머뿐만 아니라 관전자에게도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다.




상상해보라. 스타크래프트2의 전투 장면이 눈앞에서 입체적으로 펼쳐진다면 더 이상 SF영화를 볼 필요가 없을 것이다. FPS 게임은 아케이드 기기처럼 직접 총을 들고 게임에 입할 수도 있다. 진화한 모습의 레이저 서바이벌장이 다시 등장할 생각을 하니 설렌다. 레이싱 게임은 말할 것도 없다.

가상현실 기기가 e스포츠와 결합하게 되면 '피지컬'의 개념 또한 바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프로게이머의 피지컬은 얼마나 더 빠르고 정교하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움직이고 클릭하느냐는 것이었지만, 가상현실 기기가 도입된 입체적인 e스포츠의 피지컬은 기존의 스포츠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e스포츠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영화 '트론: 새로운 시대'의 한 장면.(사진=네이버 영화 발췌)
영화 '트론: 새로운 시대'의 한 장면.(사진=네이버 영화 발췌)
'그게 무슨 e스포츠냐'는 말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게임과 e스포츠만큼 시대 흐름에 빠르게 적응하는 콘텐츠는 없을 것이다. 최근에도 하스스톤이나 베인글로리 같은 모바일 e스포츠 종목이 등장하며 게임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일이십년은 더 지나야 실현될 수 있는 일들이다. 하지만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영화 '트론: 새로운 시작'에 나오는 경기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면 게이머에겐 최고의 영광이 아닐까.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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