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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의 카트 리포팅] 문호준, 전설이 돌아오다

[정준의 카트 리포팅] 문호준, 전설이 돌아오다
안녕하세요 카트라이더 리그 해설위원 정준입니다.

드디어 카트리그가 '에볼루션'이라는 진화된 이름으로 여러분들께 돌아왔습니다.
어느덧 카트는 11주년을 맞았고, '소황제' 문호준은 스무 살의 건장한 청년이 되어 899일만에 복귀전을 훌륭하게 치뤄 냈죠.

유독 에이스 결정전에만 가면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유영혁과 새로운 주행의 마스터 이재인까지. 이번 리그도 역시 '카트리그'만의 특별한 즐거움에 어울리는 풍성한 볼거리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늘 리포팅의 첫 번째 주인공은 카트의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전설의 라이더, '소황제' 문호준입니다.

◆9세의 카트 신동, 카트의 역사가 되다.
대부분의 카트 팬들이 기억하시는 것처럼, 문호준은 초등학생이던 9살에 카트리그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죠. 통통한 볼살에 귀여운 외모, 말 그대로 '어린 아이'가 이스포츠에서 20대 형들과 동등하게 경기를 펼쳤으니까요.

그런데 단순히 나이와 외모의 이슈를 넘어, 이 아이의 실력이 예사롭지가 않았습니다. 당시 최고의 실력을 구가하던 조현준, 강진우, 김진희 등과 대등한 실력을 과시하며 2006년 카트 4차 리그에서 3위의 성적으로 당당히 시상대에 오른 것이죠.

[정준의 카트 리포팅] 문호준, 전설이 돌아오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작은 몸집을 가진 문호준의 등장에, 카트 팬들은 아낌없는 환호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문호준은 반짝 스타로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듬해인 2007년 5차 리그에서 그랜드파이널 사상 최고점인 89점의 포인트를 기록, 당당히 첫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됩니다(이 최고점 기록은 2011년 14차 리그에서 문호준이 다시 타이 기록을 썼고,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후 장진형, 유영혁, 전대웅, 강석인 등 수많은 도전자들이 왕좌를 위협했지만, 문호준은 9, 10, 11차 리그의 3회 연속 우승, 13, 14, 15차 리그 역시 3회 연속 우승을 기록하며 총 7번의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7번째 우승을 달성할 당시 문호준의 나이는 고작 15세, 데뷔 6년만에 문호준은 카트리그의 역사이자 e스포츠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문호준의 성장은 단지 개인의 기록으로만 남지 않고,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국민게임 카트라이더'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빠와 아들이 함께 카트를 즐기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그림이었고, '남성'의 영역이었던 PC방은 여성들에게도 '핫' 플레이스로 자리잡았습니다. 직장인들은 회식 후 뒤풀이로 함께 카트라이더를 즐겼죠. 지금까지도 이렇게 모든 국민들이 성별과 직업, 나이에 상관없이 뜨거운 지지를 보냈던 '국민 게임'은 '카트라이더'가 유일합니다.

◆팀전으로의 변화, 문호준의 잠정적 은퇴 선언.
2012년 7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후, 카트라이더는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맞게 됩니다. 8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달리던 기존의 개인전 방식이 2인 팀 체제의 팀전으로 바뀐 것이죠. 당시 'ZOWIE'의 후원을 받으며 1인 팀으로 활동하던 문호준에게는 시련의 시작이었습니다.

반대로 유영혁, 장진형, 조성제 등 강력한 라인업을 보유한 AN GAMING과 전대웅, 이중선 등의 타임어택 강자들로 팀을 꾸린 프리플퍼펙트는 완벽한 팀워크를 앞세우며 문호준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각 라운드 1위를 기록한 선수가 속한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 아닌, 2인의 점수를 합산하는 포인트 집계 방식이었기 때문에, 문호준은 절반에 가까운 1위를 기록하고도 합산 점수에서 밀려 번번히 결승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당시 함께 달리던 선수들도 '문호준만 잡으면 된다'라는 마음으로 집중 공격을 시도했고, 문호준의 팀메이트였던 신하늘(16차), 문명주(17차) 역시 거친 견제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습니다.

결국 17차 리그에서는 준결승에서 탈락하며 카트리그 13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대기록의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문호준은 '더 이상 팀리그에는 출전하지 않겠다'라는 선언과 함께 잠정 은퇴를 선언했고, 이후 카트리그에서 모습을 감추어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899일만의 복귀, '소황제'가 '황제'가 되어 돌아오다.
카트리그 은퇴 이후 899일, 약 3년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카트라이더는 11주년을 맞았고, 카트리그 '에볼루션'이 다시 한 번 4인 팀전 체제로 돌아왔습니다.

'넥슨 아레나' 입구에 들어섰는데, 왠 건장한 청년 하나가 어깨를 덥석 잡더군요. '누구지?'라는 생각에 얼굴을 바라보다 약 3초간의 정적이 흘렀습니다. 180에 가까운 큰 키에 잘생긴 꽃미모를 풀풀 풍기는 청년 하나가 '형!!' 이라고 부릅니다. 못 알아볼 만큼 훌륭하게 성장한 문호준이었습니다.

[정준의 카트 리포팅] 문호준, 전설이 돌아오다

통통한 볼살은 온데간데 없고, 어디 내놔도 '미남' 소리를 들을 만한 건장한 스무 살 청년이 되어 나타났네요. 현재도 SNS 상에서는 문호준의 성장과 복귀가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선수, 이번 팀메이트들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바이크의 귀재'이자 '아이템의 최강자' 강석인, '터프한 인파이터' 장진형, 무결점 주행을 자랑하는 '다크나이트' 전대웅까지. 스피드와 아이템, 주행과 몸싸움을 가리지 않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한 팀이 되어 오로지 '우승'을 목표로 뭉쳤습니다. 이 선수들이 속한 '솔라이트 인디고' 팀은 현재 카트라이더 홈페이지의 '승부예측' 투표에서 96%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개막전 경기에서 솔라이트 인디고는 '유베이스 알스타즈'를 맞아 문호준의 압도적인 스위핑 능력을 앞세워 세트스코어 2:0으로 손쉽게 1승을 기록한 상황입니다. 특히 문호준이 스피드전 '차이나 서안 병마용'에서 보여준 사고구간의 '트리플 킬'은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899일만에 복귀한 '소황제'는 이제 '황제'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유영혁, 이재인, 이은택.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3년의 공백 동안 최고의 라이더로 성장한 '유버스' 유영혁, 단 두 시즌만에 유영혁을 에이스결정전에서 2번이나 잡아낸 '판타지스타' 이재인,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아이템전 최강자 이은택. 문호준이 속한 '솔라이트 인디고'를 잡을 대항마로는 역시 이 세명의 선수를 빼 놓을 수 없겠습니다.

3년만에 돌아온 스무 살의 문호준과 3년 동안 꾸준히 리그를 통해 성장해 온 선수들, 그 대결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매주 토요일 6시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카트라이더 에볼루션'.

이번 주도 카트 팬 여러분들의 뜨거운 성원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준 해설 위원
정리=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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