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금까지 KeG는 허울만 좋은 대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KeG는 아마추어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획 됐지만 대회 운영 방식은 주먹구구식이었다. 아마추어 활성화 정책과는 전혀 상관 없는 대회 진행 방식도 문제였고 다른 아마추어 대회와 연계도 없어 그들만의 리그로 치러졌다. 팬, 관계자들에게 그저 보여주기 위한 대회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KeG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여줬다. 우선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을 집중하면서 대회 운영 방식을 효율적으로 개편했다. 지금까지 KeG는 선수들의 숙박비 및 대관료에 예산 대부분을 사용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보게 하고 선수들이 프로의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중요한 일에는 사용할 예산이 거의 없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다고 판단, 개최 지역을 서울로 변경해 숙박을 해야 하는 인원을 최소화했다. 또한 e스포츠 성지인 넥슨 아레나를 아마추어 선수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숙박과 대관료에서 아낀 예산은 방송 제작으로 활용하면서 선수들에게 프로의 꿈을 꿀 수 있도록 만들었다.
동떨어진 체육관에서 그들만의 축제로 치러졌던 KeG는 스포티비 게임즈에서 방송 경기로 치러지면서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엄청난 동기부여를 제공했다. 선수들은 방송 경기를 경험하면서 프로의 세계를 간접 체험했고 프로의 꿈을 꾸던 선수들에게는 꿈이 실현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실제로 리그 오브 레전드 서울 대표인 한규준은 “방송에 나온다는 이야기에 태어나서 가장 설렜던 것 같다”며 “프로를 꿈 꾸는 선수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기회의 장은 없는 것 같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팬들의 관심도도 높아졌다. 방송이 되다 실력이 좋은 선수의 경기를 팬들 뿐만이 아니라 관계자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기회가 생겼다. 또한 온라인에서 유명한 선수들의 출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연스럽게 KeG로 눈길을 돌리는 팬들도 많았다.
또한 방학 시즌에 개최되면서 대회 참가를 희망하는 아마추어들이 휴가나 방학 기간을 활용해 출전이 용이하게끔 만들었다. 또한 KeG 참여가 전국체전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들어 일년 동안 아마추어 선수들이 대회 참여 플랜을 스스로 짤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제 KeG는 선수들에게는 프로의 꿈을 꿀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팬들에게는 아마추어 고수를 볼 수 있는 재미를 전달하는 대회로, 참여하는 게임사들에게는 일년 동안 아마추어 대회에 함께 참여해 이용자 풀을 넓힐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면서 모두가 행복한 리그로 발돋움 했다.
이 모든 것은 아마추어 활성화를 위해 적극 뛰어든 많은 협력사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한국e스포츠 협회는 1년 반 동안 아마추어 시장 활성화를 위해 어떻게 대회를 만들어 가야 할지 고민했다. 스포티비 게임즈도 자칫 모험일 수 있었던 KeG 주관 방송사로 흔쾌히 참여했고 넥슨 역시 대승적인 차원에서 대관료를 따로 받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머리를 맞댄다면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겨진 아마추어 시장 활성화도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줬다.
KeG가 앞으로도 아마추어 시장과 프로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e스포츠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대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길 바라본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