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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롤드컵 선발전에 대한 아쉬움

진에어 그린윙스 중단 담당 '갱맘' 이창석이 4일 열린 롤드컵 대표 선발전 플레이오프 5세트 승리를 확정한 뒤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창석은 불과 하루의 휴식일도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날 치러진 KT 롤스터와의 경기에서 맥없이 패하고 슬픔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진에어 그린윙스 중단 담당 '갱맘' 이창석이 4일 열린 롤드컵 대표 선발전 플레이오프 5세트 승리를 확정한 뒤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창석은 불과 하루의 휴식일도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날 치러진 KT 롤스터와의 경기에서 맥없이 패하고 슬픔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진출할 3개 팀이 모두 가려졌습니다. 서머 시즌 우승을 차지한 SK텔레콤 T1과 서킷 포인트 2위를 기록한 KOO 타이거즈가 일찌감치 롤드컵 직행 티켓을 확보한 가운데 롤드컵 한국 대표 선발전을 거친 KT 롤스터가 한국 대표로 롤드컵 무대를 밟게 됐습니다.

KT는 서킷 포인트 순위에서 다른 팀들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 덕분에 대표 선발전 결승에 선착한 이점을 잘 살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결승에 오른 진에어 그린윙스를 3대1로 꺾고 창단 첫 롤드컵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KT의 롤드컵 진출은 축하할 일이지만 이번 롤드컵 대표 선발전은 기형적인 일정으로 진행돼 팬들에게 최고 수준의 경기를 선사하지 못했습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사이에 휴식일이 하루 주어진 반면 플레이오프와 결승전 사이에는 단 하루도 휴식일이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플레이오프를 거친 팀은 가장 중요한 결승전을 앞두고 최상의 전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에어는 플레이오프서 CJ 엔투스와 풀 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고 자정 가까운 시간에 경기를 마친 뒤 숨 쉴 틈도 없이 다음날 결승전을 치러야 했습니다. 결승전을 위한 전략 마련을 하기는커녕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조차 버거운 일정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진에어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통해 보여줬던 놀라운 경기력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지는 수준의 경기를 펼쳤고, KT에게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이창석의 '미드 갱플랭크'를 비롯한 많은 전략이 노출돼 결승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보다 많은 서킷 포인트를 확보한 KT에게 이점이 주어지는 것은 바람직합니다만 이번 선발전 결승에서는 너무 과하지 않았나 합니다.

하위권 팀들끼리 대결을 펼치고 계단식으로 상위 라운드로 진출하는 방식의 포스트 시즌은 애당초 상위권 팀에게 너무 과도한 이점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제도입니다. 국내에서는 KBO리그에서 사용하면서 널리 퍼진 방식인데 1위 팀의 결승 직행에 대한 문제 제기는 끊임 없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야구계에서도 1위와 4위, 2위와 3위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승자끼리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내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 롤드컵 선발전은 KT에게 결승 직행이라는 혜택을 준 것도 모자라 플레이오프를 거친 팀에게 살인적인 일정이라는 페널티까지 더했습니다. 진에어가 아니라 다른 팀이 결승에 올라왔더라도 KT의 벽을 넘기 어려웠을지 모를 일입니다.

물론 KT도 훌륭한 팀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KT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쳤기에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펼친 진에어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KT 입장에서도 결승 전날에서야 상대 팀이 결정되는 일이 무조건 플러스로 작용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에어에게 단 하루도 결승전을 준비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적지 않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하루의 시간이 중요한 경기를 준비하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겠지만 그조차도 주지 않고 롤드컵 진출권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 임하게 하는 일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라이엇게임즈와 OGN에 롤드컵 선발전을 마련한 취지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서킷 포인트만으로 모든 롤드컵 진출 팀을 뽑기보다는 보다 많은 팀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선발전을 치르는 거라고 기자는 생각하는데요. 다음 롤드컵 선발전 때는 출전 선수들의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정에 대해서도 조금 더 고민했으면 합니다. 단순히 편하게 콘텐츠를 생산해 재미볼 요량으로 대표 선발전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붙인 게 아니라면 말입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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