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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시너지 기회 놓친 블리자드

[기자석] 시너지 기회 놓친 블리자드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e스포츠 종목은 열 개 정도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넥슨의 피파온라인3,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사이퍼즈, 반다이 남코의 철권 등이 꾸준히 e스포츠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각 대회들은 특성이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매번 결승을 킨텍스, 용산 전쟁 기념관, 상암 월드컵 경기장-세계 대회라 예외적이긴 하지만-등에서 열고 있다. 인기가 많기 때문에 많은 관중이 결승전 현장을 찾을 것이라고 예측되고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다. 결승전을 성대하게 치르는 e스포츠의 전통은 스타1 때 만들어졌고 리그 오브 레전드가 명맥을 이어 받았다.

다른 방식으로 대회를 여는 경우도 있다.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는 두 종목을 묶어서 대회를 진행한다. 액션토너먼트라고 불리는 이 대회는 결승전까지도 함께 펼친다. 2015년 3월 잠실학생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액션토너먼트 결승전에는 만원 관중이 몰려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뜬금 없이 결승전 장소와 운영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블리자드의 결정에 아쉬움이 남아서다. 블리자드가 개발, 서비스하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과 스타크래프트2의 결승전이 이달 3일과 4일 각각 다른 장소에서 열린다. 히어로즈 슈퍼리그의 결승전은 경기도 고양시의 킨텍스에서 진행되며 스타크래프트2 개인리그 가운데 하나인 GSL은 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하루 차이를 두고 같은 게임사의 e스포츠 종목 결승이 각각 다른 장소에서 열리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히어로즈 슈퍼리그는 OGN이 방송을 진행해왔고 GSL은 곰exp가 시즌을 꾸려 왔기에 각각 다른 날 행사를 진행한다고 블리자드는 답할 가능성이 높다. 방송사 각각의 연출 패턴이 있고 블리자드 입장에서도 띄워야 하는 리그인 히어로즈 슈퍼리그에 조금 더 힘을 주고 스튜디오 결승전이 팬들에게 익숙해진 GSL에 대해서는 익숙한 대로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서 그렇게 장소와 날짜를 결정했으리라(블리자드에 질문도 해봤다. 답변이 예상과 틀리지 않았다).

블리자드의 결정이 틀렸다고 지적하는 것이 이 칼럼의 골자는 아니다.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시도해 보지 않았다는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블리자드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히어로즈 슈퍼리그와 GSL은 공통점이 많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비슷한 시기에 결승전을 치르고 후원사 또한 핫식스로 같다. 히어로즈 안에 스타크래프트를 배경으로 한 영웅들도 대거 포함되어 있어 블리자드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도 있다. 조만간 치러지는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에도 종목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미리 보는 WCS 글로벌 파이널이라는 이미지도 줄 수 있다.

두 개의 방송사와 함께 각각 다른 종목의 대회를 진행하는 일은 쉽지 않다. 무대 시안도 다르고 경기석 모양도 다르다. 방송 실무자들의 의견이 다른 상황에서 블리자드가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뒷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어로즈 슈퍼리그와 GSL을 다른 날, 다른 장소에서 치르는 것은 시너지를 포기한 결정으로 보인다.

블리자드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을 위한 큰 축제이자, e스포츠 팬이지만 서로의 종목에 대해 알지 못했던 관객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은 여전하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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