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차 조별 본선 경기를 통해 강력한 우승후보 SK텔레콤 T1은 3승을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고 리그로 꼽히던 중국 팀들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며 팬들을 실망시켰습니다. 특히 중국 LPL 서머 시즌 챔피언 LGD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기대를 모았으나 3연패 수렁에 빠지며 전세계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유럽 오리젠은 예상 밖의 선전으로 3승을 기록, D조 1위로 나서며 현지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북미 C9은 매경기 끈끈한 경기를 펼치며 3연승을 달성해 예상 밖의 B조 1위로 올라서며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습니다.
하루에도 수 차례씩 예상 밖의 결과가 속출하고 있는 이번 롤드컵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는 4일차 마지막 경기였습니다. 와일드카드 선발전을 거쳐 이번 롤드컵에 합류한 브라질 페인 게이밍이 대만의 강호 플래시 울브즈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이죠.
방콕 타이탄즈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페인 게이밍은 초반 라인 교환 상황에서 빠른 타워 철거와 개입 공격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든 뒤 중단 담당 '카미' 가브리엘 산토스의 트위스티드 페이트의 기동성을 활용해 운영에서 앞서며 서서히 눈덩이를 굴려 나갔습니다.
페인 게이밍은 한두 차례 콜 미스와 컨트롤 실수로 인해 역전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후반 내셔 남작 지역 교전에서 화끈한 에이스를 띄우고 곧바로 적진으로 진격해 넥서스를 철거하고 승리를 따냈습니다.
페인 게이밍은 당초 A조에서 최약체로 분류됐습니다. 6전전패를 당할 거라는 예측이 많았죠. 브라질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각 지역간 리그 수준차를 감안하면 페인 게이밍이 이번 롤드컵에서 승리를 올리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지더라도 좋은 내용으로 지기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페인 게이밍은 멋진 경기력으로 대만의 강호 플래시 울브즈를 제압하고 와일드카드 지역의 희망으로 떠올랐습니다. 선택금지부터 라인전 단계, 중후반 운영까지, 페인 게이밍은 상대 실수나 운이 아닌 자신들의 실력으로 경기를 풀어나간 끝에 값진 승리를 따냈습니다.
페인 게이밍의 감격적인 승리로 많은 이들의 시선이 방콕 타이탄즈로 향하고 있습니다. 방콕 타이탄즈는 이번 대회 참가팀 중 유일하게 F 티어로 분류된 팀으로 과감한 초반 4인 중단 개입 공격을 EDG와의 경기에서 필살기로 준비했지만 컨트롤 실수로 무위에 그친 뒤 급격하게 무너져 3전 전패를 당했습니다.
방콕 타이탄즈는 와일드카드 선발전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로 경쟁 팀들을 꺾고 롤드컵에 진출했습니다. 초반 개입 공격 성공으로 성과를 올린다면 급격하게 눈덩이를 굴려 강팀을 꺾을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롤드컵에서 방콕 타이탄즈의 승리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된 선수들의 실력에서 e스포츠가 글로벌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새삼 느꼈습니다. 여러 측면에서 이번 롤드컵은 역대 최고임이 분명합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